미, 안보리 새 대북제재 추진…김정은 겨냥한듯 담배수입 차단도(종합)
로이터 초안 보도…석유수입 축소·해커자산 동결 등 포함
한국 정부와 초안 협의…외교부 "도발 억지위해 새 결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김동현 기자 = 미국이 올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재개에 책임을 묻는 유엔 신규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금지범위를 확대하고 석유 수입량을 줄이며 해커집단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내용을 담은 제재결의 초안을 이번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에 배포했다.
제재안에는 이미 기존 결의에 포함된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을 포함해 핵무기로 쓸 수 있는 모든 운반체계로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에 대한 원유, 정제유 수출량을 각각 연간 200만 배럴, 25만 배럴까지 절반으로 축소하고 북한이 광물연료, 광유(석유에서 얻는 탄화수소 혼합액), 이들을 증류한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히 제재안에는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도 적혔다.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배를 손에 든 모습이 관영매체에 자주 보이는 애연가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미국이 판단하는 해커집단 '라자루스'(Lazarus)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도 제재안에 들어갔다.
라자루스는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 공격, 다수 국제은행과 고객계좌 해킹, 북한 체제를 조롱한 영화를 제작한 미국 소니픽처스를 겨냥한 2014년 사이버공격 등의 배후로 지목된다.
이번 제재안에는 북한으로부터 정보통신 기술이나 관련 서비스를 획득하거나 획득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적시됐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등 계기에 새 결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고 추가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안보리의 단호한 조치가 긴요하다는 입장하에 안보리에서 새로운 결의 추진을 포함해 강력한 조치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주요 안보리 이사국들과 현 한반도 정세 및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제재안이 표결에 부쳐질지, 그렇다면 언제 부쳐질지는 현재로서 불확실하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제재가 이뤄지려면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이 찬성표를 던지고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응한 대북제재 강화에 이미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보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중국, 러시아와 논의 결과를 지난주 취재진에 밝혔다.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추가제재가 긴장완화에 도움이 안 될 것이며 상황을 악화할지도 모른다"고 재차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핵무기,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때문에 2006년부터 유엔 제재를 받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이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제재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왔다.
안보리가 마지막으로 제재를 강화한 것은 2017년이었고 그 뒤로 중국과 러시아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제재 완화를 촉구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금을 북한 주민에게 쓰지 않고 핵무기, 미사일 프로그램에 전용한다며 김 위원장이 북한 인도주의 위기의 원인이라고 비난한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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