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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3곳…"원자잿값 급등에 물건 팔면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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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3곳…"원자잿값 급등에 물건 팔면 팔수록 손해"
대한상의, 제조업 304곳 조사…98%는 "올해 영업이익 감소할 것"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요즘 중견 건설기업 A사는 적자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전체 공사비의 30%를 차지하는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이 최근 20%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 공사가 2~3년 전에 수주한 것으로 마땅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며 "5월에도 건재자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 10곳 중 3곳은 원자잿값 급등에도 제품 가격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물건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6%는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
'조금 증가했다'거나 '거의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21.4%와 3.0%에 그쳤다.
응답 기업의 66.8%는 최근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31.2%에 달했다.
즉, 응답 기업의 98.0%가 원자재 가격급등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를 비롯해 철강, 광물, 곡물 등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원자재 조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인상은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472%가량 폭등했다. 반도체 핵심 원료인 네온과 크립톤도 전년 동기대비 올해 초 각각 260.9%, 105.1% 급등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매출 감소 우려로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충분히 반영했다'고 답한 기업은 15.8%에 불과했다. '일부만 반영했다'(50.5%)라거나 '조만간 반영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23.5%였다.
제품 가격에 일부만 반영했거나 반영하지 않은 기업이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매출 감소 우려'(42.7%)였다.
다만 기업들의 78.9%는 원자재 가격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제품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전반적인 물가 안정화'(39.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 전인식 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은 당장의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고민도 크지만,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복합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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