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극우 대 반마크롱…프랑스 대선 결선 레이스 시작
1차 투표서 마크롱 27.6%, 르펜 23.4%로 결선 진출
4월 20일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24일 결선 투표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5년 만에 다시 만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엘리제궁 열쇠를 놓고 경쟁하는 2주간의 레이스에 들어갔다.
연임에 도전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 대진표가 확정된 첫날부터 지지 기반이 약한 지역을 찾아 다니며 극우 세력 집권을 막기 위한 연대를 촉구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르펜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프랑스 북부 산업도시 드냉, 카르방, 렁스에서 결선 첫 유세를 시작하며 표심 확보에 나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다른 후보들보다 늦게 선거 운동을 시작한 마크롱 대통령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겠다"고 공언했다.
12일에는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와 뮐루즈 등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가 선전한 곳을 방문한다. 멜랑숑 후보는 1차 투표에서 22%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멜랑숑 후보는 전날 지지자들에게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았으나, 르펜 후보를 뽑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과 설욕전을 준비하는 르펜 후보는 이날 파리에 있는 선거캠프에서 간부 대책 회의를 하는 등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14일 프랑스 남부 아비뇽 방문 외에는 공개된 일정이 없지만, 르펜 후보는 민심을 훑기 위해 지난해 9월 시작한 전국 순회를 남은 2주 동안 압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프랑스2 방송이 보도했다.
르펜 후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구매력 강화 공약을 앞세워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지 않은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르펜 후보의 지지층을 일부 흡수하면서 이번 1차 투표에서 7%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하고 4위에 오른 극우 성향의 에리크 제무르 르콩케트 후보는 전날 르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4월 20일 오후 9시 프랑스2·TF1 방송 등이 생중계하는 토론회에 참가해 얼굴을 마주한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했던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1차 투표를 앞두고 다른 대선 후보들과 공개 토론을 거부해왔다.
2017년 대선 후보 토론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밀렸던 르펜 후보가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전날 치러진 1차 투표(개표율 97%)에서 각각 27.60%, 23.41%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해 24일 치러지는 결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최근 여론조사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도 르펜 후보를 이긴다고 예측하면서도 득표율 격차가 5년 전보다 확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51% 대 49%, 엘라브는 52% 대 48%, 입소스와 소프라 스테리아는 54%대 46%로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대선 결선에서 르펜 후보와 처음 맞붙었을 때는 66%의 득표율로 르펜 후보를 압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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