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위협'에 대응한다며 '핵무장' 강화하는 중국"
"대만 전쟁 발발시 美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명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발(發) 핵 위협'에 대응하겠다면서 중국이 핵무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지도부의 정책 결정에 친숙한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과 혹시 모를 전쟁을 치르는 경우, 핵으로 충분히 무장해야만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중국이 서부 간쑤성 위먼시 외곽 지역에 핵미사일 지하 격납고로 활용될 수 있는 '사일로' 시설 100기 이상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담겼다.
특히 위먼시의 사일로 시설 45곳에서 최근 임시 가리개가 사라졌는데, 이는 정보 노출에 특히 민감한 작업이 완료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위먼시 외에 또다른 지역에도 사일로 구역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초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일로에는 미 본토를 직격할 수 있는 최신예 장거리 미사일 'DF-41'을 격납할 수 있는 공간이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당국은 이 사일로에 핵무기를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3월 고위 군 장교들을 만나 "첨단 전략 억제 체제 건설에 속도를 내라"고 재촉한 바 있다. 이는 핵무기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와 민간 연구소 등은 중국이 현재 핵탄두 수백 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4천기를 보유한 미국·러시아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중국이 2030년이면 핵탄두 1천 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과거 중국 정부는 핵무기가 대부분 전쟁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핵무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대중국 강경 정책을 이어가자 핵무기에 우호적인 쪽으로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
중국 지도부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까지 동원하는 고도의 위협 수준을 감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만과의 군사 갈등이 현실화하는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고 심지어 최악의 경우 핵무기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된다는 점도 중국의 핵무장 강화를 자극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또한, 이런 상황에는 중국이 일본, 괌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군기지에 핵폭탄을 날릴 수도 있다고 WSJ은 경고했다.
미 해군 대학원 국가안보부의 크리스토퍼 주메이 부교수는 "대만에서 대규모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경우, 양측은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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