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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텅 빈 거리엔 경찰만…물가 시위가 불러온 페루의 통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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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텅 빈 거리엔 경찰만…물가 시위가 불러온 페루의 통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넓은 도로가 차 한 대 없이 텅 비었습니다. 드문드문 눈에 띄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찰이나 군인입니다.
5일(현지시간) 하루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페루 수도 리마의 모습입니다.

텅 빈 도심의 모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던 전 세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풍경인데, 이날 리마의 통금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닙니다.
최근 며칠 물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페루 정부는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리마와 카야오에 새벽 2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전격적으로 통금을 발표한 것입니다. 상점도, 학교도 문을 닫았습니다.

페루도 전 세계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와 비료,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3월 한 달 물가 상승률이 1.48%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유가와 통행료, 비룟값 상승이 생계와 직결되는 운전기사들이나 농민들이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격렬한 시위는 대부분 리마 밖 고속도로에서 이뤄졌는데 갑작스럽게 리마에 통금령이 내려지자 시민들은 당황했습니다.
일부 필수업종은 통행금지에서 제외되지만 대중교통 운행이 대폭 축소돼 출근할 방법을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비필수업종 종사자들 중에서도 통금을 무시하고 일터에 나간 이들이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밤사이 일부 시민들이 창문을 열고 냄비를 두드리며 통금 조치에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통금이 불필요하고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페루 정부는 이날 리마에서 공공기물 훼손 등 폭력 행위가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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