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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올해는 평화롭길…중동 분쟁지역의 라마단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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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올해는 평화롭길…중동 분쟁지역의 라마단 첫날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동에서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의 첫날 밤이 비교적 평온하게 지나갔습니다.
오랜 전쟁과 종교 갈등이 분출하면서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2014년 이후 8년째 내전이 이어져 온 예멘의 '라마단 휴전'입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은 라마단 첫날인 2일 밤 7시(이하 현지시간)부터 두 달간 싸움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2016년 이후 6년 만의 휴전입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공통의 성지이자 종교 분쟁의 뿌리가 깊은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의 라마단 첫 밤도 비교적 평화로웠습니다.

저녁 시간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를 마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예루살렘 구시가지 북쪽 다마스쿠스 게이트 앞 광장에 나와 먹고 마시며 축제와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이 광장을 통제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충돌했던 이스라엘 경찰은 올해는 바리케이드를 치거나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상황을 지켜봤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습니다.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이 경찰관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다가 체포됐지만, 이스라엘과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같은 격렬한 마찰은 없었습니다.

작년 라마단 기간 분쟁이 촉발한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쑥대밭이 됐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도 평온한 분위기 속에 라마단 첫날 밤을 맞았습니다.

다만,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등 무장 단체들은 이날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등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탄압하고 살해한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라마단은 30일간 이어집니다. 이슬람교도는 라마단 기간 해가 떠 있는 동안엔 식사도 하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습니다. 거짓말, 험담, 저주와 같은 불경한 언사도 피해야 합니다.
세속적이고 육체적인 욕망을 절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본다는 취지인데, 평화롭게 시작된 올해 중동의 라마단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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