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마리우폴서 3천여명 대피"
적십자, 피란버스 54대 이끌고 대피 재시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3천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고 AFP·AP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도네츠크, 루한스크(루간스크), 자포리자 지역에서 인도주의 통로가 운영됐었다"면서 "3천71명의 마리우폴 주민을 포함해 총 6천266명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마을을 비롯해 북부에서는 느리지만 확실히 철군 중이라면서도 곳곳에 폭발물을 남겨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와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전히 동부 쪽은 어려운 상황이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한 마리우폴에서 실제로 대피로가 열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마리우폴에 접근해 대피로를 개설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ICRC는 이날 재차 피란 버스 54대를 이끌고 대규모 대피를 추진한다.
마리우폴 주민이 개별적으로 탈출해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자포리자로 이동했다는 소식은 전해진다.
앞서 마리우폴 시 당국은 1일 인근 베르댠스크로 빠져나간 마리우폴 주민 2천명가량이 자포리자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 통신도 이날 피란 버스 30대가량과 개인 차량 등이 자포리자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인도주의 통로로 나온 게 아니라 공격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탈출한 주민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1일 오전 10시부터 마리우폴에서 베르댠스크를 경유해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런 합의와 달리 마리우폴로 향했던 ICRC는 피란 버스 행렬이 러시아군의 저지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으며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도 개설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개전 이후 장기간 포위된 마리우폴은 인도적 위기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거론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달 28일 러시아 공격 이후 마리우폴에서만 적어도 민간인 5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전쟁 전 40만명이 넘게 거주하던 마리우폴에서는 현재 탈출하지 못한 16만명가량이 식수·식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 폭스뉴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전날 러시아 본토 석유저장시설 공격을 지시했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내가 내렸던 어떤 지시에 대해서도 (공개) 논의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이야기는 오직 군과 공유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헬리콥터가 국경에서 약 40㎞ 거리인 서부 벨고로드의 석유 저장고를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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