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 교류 감소 상황이 주된 우울증 위험 요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족 간 교류가 크게 줄어들면서 노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이 갑절 가량으로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전국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는 2016년 1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2년 간격으로 수행된 평가에 모두 응답한 2천308명을 추려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면담해 우울장애 여부를 진단하고, 자가설문도구를 통해 우울증상의 중증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후에 노년기 우울증의 발병 위험은 유행 이전보다 2배 가량으로 증가했고, 우울증 병력이 전혀 없던 노인 역시 우울증 발병 위험이 2.4배에 달했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전후 노인들의 지역사회 내 사교 활동과 종교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으나, 이러한 변화는 노년기 우울증 발병에는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주된 영향을 미친 요인은 가족모임 감소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족모임 빈도와 시간이 주당 1시간 미만으로 줄어든 노인은 주당 1시간 이상의 가족모임을 유지하는 노인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2.2배로 높았다.
오 교수는 "연구 결과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노인의 우울증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특히 가족 간의 교류가 감소한 상황이 팬데믹 시대에 노년기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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