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아랍 4개국 '反이란' 연대 공식화…회담 확대·정례화
팔레스타인 등 동참 촉구…"테러·파괴 아닌 발전·성공 미래 추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그리고 이집트가 중동 내 '반(反)이란 온건연대'를 공식화했다.
또 이 연대에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내 다른 국가 또는 세력의 동참을 제안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랍권 4개국과 미국 외교수장을 초청해 '네게브 서밋'을 주최한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8일 "이스라엘과 아랍 4개국 간의 새로운 연대와 우리가 구축한 능력의 공유는 공통의 적, 특히 이란과 그 대리인들을 위협하고 제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피드 장관은 이어 "어젯밤 우리는 네게브 서밋을 영구적인 토론의 장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그 문을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역내 모든 사람에게 개방한다"며 "그리고 테러와 파괴의 길을 발전과 성공의 미래로 바꾸기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직 당시 미국의 중재로 UAE, 바레인과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후 협약에 북아프리카 모로코가 동참했다.
이집트는 지난 1979년 중동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계를 발전시킨 이스라엘은 바레인, 모로코 등과 방위 및 안보 협약까지 체결하면서 '중동판 나토'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스라엘과 반이란 연대에 동참한 아랍국가들은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등과 무력으로 대치하거나 그들의 위협을 받는다.
또 이들 국가는 이란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복원을 추진 중인 이란 핵 합의가 이란의 핵무장 기회를 줄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아랍권 우방과 파트너들을 달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이웃이자 친구로서 미국은 이란 및 이란의 대리인을 포함한 공통의 안보 도전과 위협에 맞서는 데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 안보의 최대 이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양측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미국은 반이란 연대에서 팔레스타인이 배제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블링컨 장관은 "역내 평화 합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관계 개선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당장 팔레스타인과의 외교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의 점령이 지속되는 한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이 끝나지 않는 한, 아랍권과의 관계 정상화 회담은 의미가 없는 환상일 뿐이거나 이스라엘을 위한 무료 보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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