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北 ICBM, 구소련 개발 UR-100N 닮은꼴"
"北주장 '화성-17형' 다탄두탄 여부 미지수…잠재력은 보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북한이 지난 24일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구소련 시절 개발된 액체 연료 ICBM인 UR-100N과 닮은 꼴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28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 왕스춘은 화성-17형(북한이 발표한 명칭 기준)이 전형적인 액체 연료 ICBM으로 동체 길이가 화성-15형(21m)보다 늘어난 24m로 추정되며 지름도 화성-15형(2.4m)보다 긴 2.8m 전후라고 분석했다.
왕씨는 화성-17형의 구조와 크기, 개발의 방향성 등이 1970년대 소련이 개발한 UR-100N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또 같은 매체에 기고한 군사 전문가 '멍후징'(필명)도 화성-17형이 크기 면에서 UR-100N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성-17형이 쏘아 보낼 수 있는 탄두 중량은 미국 본토까지 보낸다고 가정할 경우 '3t 이하'로 추정돼 4t 이상을 1만km 떨어진 곳에 보낼 수 있는 UR-100N보다는 추력이 낮다고 멍 씨는 평가했다.
화성-17형의 미사일 내부 공간 활용도가 UR-100N에 못 미치는 까닭에 날려 보낼 수 있는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고 멍 씨는 추정했다.
그는 또 화성-17형이 외형상 2단 미사일인데, 탄두 아래에 속도 증가 및 다탄두 발사에 필요한 3번째 추진체(보조 추진체)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진단했다. 3번째 추진체를 갖고 있다면 화성-17형은 다탄두(MIRV) 기능을 갖췄을 공산이 크다고 그는 평가했다.
멍 씨는 "지금까지 미·일의 북한 미사일 감시 레이더는 다탄두 목표물의 존재를 보고하지 않았다"며 "화성-17형은 다탄두탄으로 승격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현대 ICBM의 특징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성-17형 발사 때 등장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 대해 멍 씨는 중·러의 그것과 비교하면 바퀴의 지름이 길고 무게중심이 높으며, 이동 속도는 느리다고 분석했다. 이는 TEL의 전체 중량이 165t을 넘을 것임을 추정케 한다고 그는 평가했다.
멍 씨는 "화성-17형의 크기로 미뤄 세계 ICBM 계에서 '중형'(重型)의 지위를 굳혔다"며 "이륙 시 중량만 놓고 보자면 미국의 모든 고체연료 ICBM을 능가하며 중국의 둥펑-31A와 41, 러시아의 RT-2PM2, 야르스 등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ICBM이 중형(重型)과 액체 연료, 기동성 등 3가지를 기적적으로 동시에 실현했다면서도 "외견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는 기술 노선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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