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제난에 인도로 탈출 시작한 스리랑카 주민
밀입국 난민 16명 구조돼…정부 비난 시위도 이어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에 최악의 경제난이 덮치자 민생고를 이기지 못한 일부 주민이 인도로 탈출을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해안에서 스리랑카 난민 16명이 인도 해안경비대 등에 의해 구조됐다.
4달 된 아기 등이 포함된 가족 6명이 먼저 구조됐고 이후 또 다른 스리랑카 난민 10명이 발견됐다.
이들은 스리랑카 북부와 인도 동부, 남부 등에 걸쳐 사는 타밀족 출신으로 밀입국선을 타고 인도로 들어왔다.
스리랑카 난민이 인도로 몰려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내전이 격심하던 1980년대초 수만명의 스리랑카인이 인도로 향했으며 현재 약 6만명이 타밀나두주의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 약 3만명은 캠프 밖에서 다른 구호 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이 또 인도로 향하기 시작한 것은 스리랑카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도로 입국한 난민 가젠드란은 "스리랑카에서는 직업을 구할 수 없다"며 생필품은 암시장에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던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스리랑카는 올해 총부채 상환 예정액이 70억 달러(8조5천억원)이지만, 외화보유액은 20억 달러(2조4천억원)에 불과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정부가 외화 부족으로 인해 석유를 구해오지 못하면서 단전과 연료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기름을 사기 위해 주유소에서 오랫동안 줄을 섰다가 지친 끝에 쓰러져 숨진 노인도 나왔다. 순서를 놓고 다투던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도 발생했다.
이에 당국은 질서 유지를 위해 주유소에 군 병력을 파견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 콜롬보 등에서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난하며 대통령의 사임 등을 요구하는 시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당국은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급전'을 빌려오고 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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