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서해발사장 제한된 활동 포착…발사준비 시작 시사"
"김정은 시찰 이후 자재 더미·건물 문 개방…실질적 변화는 관찰 안 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를 위한 미세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시찰 이후에 이곳에서 '제한된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면서 이는 김 위원장의 지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발사장 현대화 목표를 제시하고 대형 운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발사장 구역과 로켓 총조립 및 연동 시험시설의 개선·확장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연이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서 그중 2차례는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미 당국은 실제로는 신형 ICBM '화성 17형'의 사거리를 줄여서 발사한 것으로, 사실상 ICBM 성능을 시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은 ICBM 본 발사를 사실상 예고한 것으로 일각에선 분석해왔다.
이런 점에서 발사장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은 이를 위한 준비 활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게 38노스의 해석이다.
38노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시찰한 이후인 지난 20일 위성 이미지를 보면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시험발사 진행을 위한 본건물 근처 발사대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5개의 물체 또는 자재 더미가 덮여 있는 것이 관찰됐다.
38노스는 "자재 용도는 불분명하지만, 로켓과 인공위성의 조립 및 시험시설 개선이 과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내부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22일에도 이 자재들은 그대로 있었지만, 시험 진행을 위한 본건물의 문이 열려 있는 게 위성 이미지로 관찰된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다만 38노스는 아직은 그러한 활동이 발사대 영역으로 제한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시설 주변에서 실질적인 변화나 활동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계획이 포괄적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가까운 미래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지만 빨리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시찰 당시 발사장 구역과 로켓 조립 등에 대한 개선·확장 뿐 아니라 연류 주입 시설과 보급 계통 증설, 발사 관제시설 및 주요 기술 초소 현대화, 발동기지상분출시험장(로켓엔진시험장) 능력 확장, 운반로켓 수송편리성 보장, 발사장 주변 생태환경 개선 및 야외발사 참관장 신설 등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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