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한국과 뉴질랜드는 민주주의와 개방 경제, 인권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으로 한국의 새 정부에서도 양국 관계가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이상진 주뉴질랜드 대사가 23일 전망했다.
이 대사는 오는 26일 양국 수교 60주년에 즈음해 연합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올해는 양국이 60간지의 한 주기를 마치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원년"이라며 "(뉴질랜드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부에서도 외교 안보, 경제 통상, 과학 기술, 문화, 보훈 등 다방면에 걸쳐 확대,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뉴질랜드는 한국 전쟁 발발 4일 만에 파병을 결정하는 등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준 고마운 우방"이라며 지금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
-- 오는 26일이면 한국과 뉴질랜드가 수교한 지 60주년이 된다. 뉴질랜드 주재 대사로서 60주년의 의의를 평가한다면.
▲ 뉴질랜드는 한국 전쟁 발발 4일 만에 파병을 결정하는 등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준 고마운 우방이다. 또 1968년 낙농 시범 목장 설립 등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협력해준 후원자이자 파트너다.
두 나라는 1962년 3월 26일 외교 관계를 맺은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 협력 관계를 증진해 왔다. 이러한 협력은 호혜적인 교역 확대와 활발한 인적 교류로 이어지고 있으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올해는 양국이 60간지의 한 주기를 마치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원년이다. 대사관은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건설적인 미래 구상을 통해 신뢰와 경제 협력의 기틀을 더욱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뉴질랜드의 한국전 참전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고마워하고 있는데 뉴질랜드가 한국의 안보 상황에 어떤 역할을 해오고 있는지 열거한다면.
▲ 뉴질랜드는 한국전에 연인원 6천여 명의 군인을 파병해 싸운 전우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북 제재 이행 감시를 위한 P-3 해상초계기 정기 파견,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 장교 유엔사 파견 등이 좋은 예다. 2020년에는 한국기업이 건조한 뉴질랜드의 군수 지원함 '아오테아로아' 함이 진수되는 등 안보, 국방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한국과 뉴질랜드는 경제통상과 문화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두 나라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가 있을 것 같은데.
▲ 뉴질랜드의 세계적인 키위 생산업체 '제스프리'가 제주도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뉴질랜드 승용차?SUV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5G 국가기반 산업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성공 사례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는 세계은행의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지표에서 2017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뉴질랜드의 5위 교역 상대국인 한국의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2015년 체결된 양국 자유무역협정 등 탄탄한 경제 인프라를 활용해 뉴질랜드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을 희망한다. 또 뉴질랜드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강점을 지닌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 건설 등 서비스 부문의 교역도 활성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기후 위기 대응 과정에서 뉴질랜드의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잠재력과 우리의 기술력을 접목해 새로운 경제 협력 기회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 뉴질랜드에는 로켓랩이라는 민간 위성 발사업체도 있다. 우주와 남극 탐사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협력의 확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 뉴질랜드는 세계 최초로 원자 분리에 성공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등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 과학기술 강국이다. 양국은 과학기술 협정과 ICT 양해각서 등 제도적 기반 아래 공동연구, 과학기술 인적교류 등 긴밀한 협력을 진행해 오고 있고, 2020년 제5차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하여 지능형 농장, 보건 의료 기술, 신소재 기술 개발 등 공동연구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양국은 또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협정'에 가입하여 평화적 우주 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 협력에 참여하고 있고, 남극 협력 협정을 체결해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활발히 활동하는 등 협력 관계를 확대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과학기술 분야 협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최근 한국은 문화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K-팝, K-콘텐츠, K-푸드 등 다양한 분야가 세계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뉴질랜드에서의 상황은.
▲ 우리나라의 문화 소프트파워는 뉴질랜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곳 수도 웰링턴의 수많은 외교단과 뉴질랜드 정부 인사들도 만나면 대화의 첫 소재로 한국 문화 얘기부터 꺼내는 등 한류 콘텐츠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난해 세계적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이 뉴질랜드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또 '사랑의 불시착' 같은 한국 드라마가 사랑을 받았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기생충' 등 한국 영화, BTS와 ·블랙핑크 등 K-팝도 뉴질랜드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런 한류 확산의 흐름 속에서 대사관은 K-팝 콘테스트, 한국영화제 등을 개최해오고 있고, 특히 작년에는 뉴질랜드 참가자들이 한국 전통 갓을 쓰고 한국 관련 지식을 뽐내는 퀴즈 대회를 열어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앞으로도 현지인과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뉴질랜드 내 한인들의 활동 상황과 관련해 특별히 기대하거나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 뉴질랜드 한인사회는 1971년 대사관 개설을 계기로 크게 성장해 왔다. 우리 동포사회는 작년 기준 3만4천여 명으로 그간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뉴질랜드 정치권, 행정부, 학계, 산업, 문화예술, 스포츠계 등 여러 분야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상생 발전하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인 동포사회는 양국 관계 발전의 소중한 자산이자 중심축이다. 양적으로 성장해 온 동포사회가 현지 지역사회 발전에 건설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질적으로 더욱 성숙하고 존경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 차세대 동포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현지 사회의 소중한 일원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이민 1세대가 보여준 한민족 특유의 끈기와 성실성을 본받아 개인적 성공과 행복, 나아가 양국 관계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코로나19 때문에 여건이 좋은 건 아니지만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공동으로 주관하거나 대사관에서 특별히 준비하는 행사나 계획을 소개한다면.
▲ 오는 5월 28일 대사관과 웰링턴 한인회가 공동으로 웰링턴에서 현지 최대 규모의 종합 문화공연 전시회로 평가받는 'K-컬쳐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양국의 미래 협력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경제 통상 협력 심포지엄'을 여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 외에도, K-팝 콘테스트와 퀴즈 대회 등 현지인들이 참여하는 행사와 한국 영화제 등도 예정되어 있다. 또 한국전 참전용사를 예우하고 세대를 잇는 보훈 외교의 기조 아래 참전용사 후손단체 지원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 뉴질랜드에서 한국의 새 정부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 감지되는 게 있으면 간략히 소개해 달라.
▲ 뉴질랜드는 한국을 민주주의와 개방경제, 인권 등 여러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에 기반을 둔 양국관계가 새로운 정부에서도 외교 안보, 경제 통상, 과학 기술, 문화, 보훈 등 다방면에 걸쳐 확대,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뉴질랜드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뉴질랜드의 국경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다. 5월 초부터는 우리 국적 관광객 등에 대한 무격리 입국이 시행된다. 지난 2년간 소원했던 양국 정부 간 고위급 면담을 포함해 인적 교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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