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푸틴 정적' 나발니 9년형 선고 비난…즉각 석방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 법원의 9년 징역형 선고에 대해 정치적 판결이라며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고 dpa·AFP 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나발니에게 선고된) 이 기이한 징역형은 나발니와 그의 정부 투명성·책임성 강화 운동에 대해 크렘린이 수년간 가해온 공격의 연속"이라며 "미국 정부는 다시 한번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렘린의 눈에 나발니의 진짜 범죄는 반부패 운동가와 야당 정치인으로서 그가 해온 일들"이라며 "러시아 당국은 그런 일들을 빌미로 나발니와 그의 동료들에게 '극단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고 지적했다.
EU도 나발니에 대한 9년 징역형 선고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EU는 러시아 야당 정치인(나발니)의 징역을 연장하는 판결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러시아 당국에 그를 즉각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사회와 독립 언론, 개별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을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역 법원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100㎞ 떨어진 포크로프 교도소에서 진행된 나발니에 대한 재판에서 그의 사기 혐의와 법정 모욕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9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대표적인 야권 정치인인 나발니는 2014년 사기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바뀌면서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포크로프 교도소에서 2년 6개월의 형기를 살고 있다. 나발니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며, 변호인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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