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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증산 애타는 미, 사우디서 뺀 패트리엇 반년만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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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증산 애타는 미, 사우디서 뺀 패트리엇 반년만에 복귀
바이든, 카슈끄지·예멘내전 등 도끼눈 뜨다 돌변
우크라전 탓 치솟는 석유값에 OPEC 증산 설득 주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걸프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재배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한 달 이내 상당한 수량의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사우디에 들였다고 전했다.
AP도 이날 미 고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상당수를 사우디로 보냈다고 확인했다.
이는 사우디가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방어체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 관리가 WSJ에 설명했다.
후티 반군은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돕는 아랍 동맹군을 주도하는 사우디를 종종 미사일로 공격해왔다.
앞서 같은 날에도 사우디의 석유 시설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일부 정유 시설이 한때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번 배치는 지난해 9월 미국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PSAB)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시스템을 빼낸 이후 약 반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AP가 위성 자료를 통해 미국의 철수 사실을 보도했고 미 국방부 측에서 이를 확인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국방력을 전환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말부터 자국 패트리엇 물량이 부족하다며 미국에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이 이번에 다시 재배치를 결정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공급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중동의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한 이후 급격히 경색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했다.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가 예멘 내전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일부 무기 판매도 중단했으며 인도주의 위기를 들어 후티 반군을 테러명단에서 제외했다.
이같은 일련의 마찰은 바이든 정부가 최근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걸프국과 협상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끄는 사우디에 증산을 요청했으나 OPEC은 이에 호응하지 않았고, 이달초 백악관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근 사우디 무함마드 왕세자가 시사잡지 애틀랜틱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사우디의 냉랭한 태도가 엿보였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무엇인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사우디 지도자들을 멀리하면 손해가 될 것이고 미국 국익을 생각하는 것은 그(바이든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답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서둘러 관계 회복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브렛 맥거크 미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특사를 사우디에 파견해 예멘 내전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날 미 관리들은 WSJ에 사우디의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결정이 다른 미국 동맹국들의 높은 무기 수요와 통상적인 조사 기간 등으로 인해 수개월이 걸렸다며 의도적으로 보급을 지연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놨다.
한편 대러 제재 후속 방침으로 대체 에너지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를 방문했지만 증산 약속을 받지 못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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