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즐비한 '정치 1번지' 용산…한남동 연립 100억에 팔려
라테라스한남 지난달 전국 연립 역대 2번째로 높은 금액에 팔려
파르크한남 아파트값 1위…용산구 아파트 매물 대선 직후 감소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정치 1번지'로 변모할 용산은 대통령 임시 관저가 마련되는 한남동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연립주택이 즐비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용산의 고가주택들이 더 주목받으며 가격도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연립주택인 라테라스한남은 지난달 15일 전용면적 244.22㎡가 100억원(3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국에서 연립주택 매매가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역대 최고 매매가 연립주택은 지난해 9월 185억원에 팔린 서울 서초구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64㎡다.
2012년 3층짜리 1개 동으로 한강 변에 지어진 라테라스한남은 준공된 해에 같은 면적·층(244.22㎡·3층)이 63억원에 매매된 바 있다.
아울러 한남동은 8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보유한 동네다.
장관과 군부 요인의 공관이 몰려 있는 '공관촌'과 인접하고, 연예인이 거주하는 곳으로 더 유명한 한남더힐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최고가 매매로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에는 같은 동에 있는 파르크한남 전용 268.95㎡(2층)가 12월 13일 120억원에 팔리면서 아파트 최고 매매가 1위로 올라섰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산은 풍수지리적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대한민국 최고 권력층과 부호가 거주하는 지역"이라며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서 앞으로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동과 더불어 용산의 대표적인 부촌인 동부이촌동과 굵직한 용산개발 계획이 추진 중인 한강로동은 아파트값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보광동, 후암동, 청파동, 서빙고동 등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작년 말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용산의 경우 단지별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한강로2가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아파트 전용 161.48㎡는 지난달 24일 39억원(23층)에 매매 되면서 종전 최고가였던 지난해 11월 37억원(32층)을 경신했다.
용산동5가 용산파크타워 전용 139.7㎡는 작년 8월 27일 27억원(19층)에 팔렸으나 지난달 17일에는 28억5천만원(12층)으로 손바뀜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대선 직후 부동산 시장에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며 서울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 하락세를 멈춘 가운데, 대통령 집무실·공관 이전에 따른 집값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대선일 직후인 10일 전과 비교해 용산구의 아파트 매물은 4.7% 줄면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대통령 집무실과 공관을 내보내는 종로구는 같은 기간 아파트 매물이 1.3% 늘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은 개발 속도가 빨라지며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교통 체증 및 집회·시위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일단 기대감이 커지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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