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음압병실, 환자에 오히려 불리…의료진 N95 착용해야"
서울대병원 유튜브 강의서 "코로나 사망률, 독감 사망률에 근접"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기저 질환을 일반 병상에서 진료하도록 조정한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대병원 유튜브 채널의 '경증 코로나19 환자, 일반병실 치료 괜찮은 이유'라는 제목의 동영상 강의에서 "음압병실은 환자 치료에 오히려 불리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 교수는 "일반 국민은 음압 병실이 코로나19 치료 필수 시설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같은 병원 다른 환자나 지역사회 주민을 보호하려고 만든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가 있고 치명률도 낮은 호흡기 환자를 모두 음압 병상에 입원시키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운영과 설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현대식 건물의 기계식 공조 시스템은 건물 밖의 공기를 일부 끌어들이고 나머지는 내부의 공기를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매우 위험한 감염환자가 입원했을 때 병실에서 나가는 공기가 건물에서 재사용되거나 지역사회로 배출되기 전에 바이러스를 '헤파 필터'로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한 목적에서 음압 격리병실을 설치하는 것이다.
의료인을 감염으로 보호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오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오 교수는 "의료용 마스크는 콧잔등과 가장자리에 틈새가 생기고, 재질 자체도 미세입자를 걸러낼 필터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에어로졸 흡입에 의한 감염을 막지 못한다"며 "이를 막으려면 N95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N95 마스크도 완벽하지 않아서 바이러스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료인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 양에 도달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한스 로슬링의 저서 '팩트풀니스'에서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코로나19 감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의 치사율은 팬데믹 이전 일본 인플루엔자(독감) 치사율에 근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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