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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이파크 무단 구조변경에 총체적 관리부실…"최고수위 처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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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이파크 무단 구조변경에 총체적 관리부실…"최고수위 처벌"(종합)
동바리 조기 철거해 연속 붕괴 초래…콘크리트는 강도 기준에 크게 미달
시공사와 감리의 공사관리도 부실…국토부 사고조사위 조사결과 발표
'인재' 결론…국토부 "제재 포함한 재발방지책 이달 중 발표"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지난 1월 광주에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화정아이파크의 외벽 붕괴사고는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관리부실로 인해 발생한 인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붕괴가 시작된 39층의 바닥 시공 방식이 설계와 다르게 무단으로 변경되면서 하중의 전달 경로가 바뀌었고, 3개 층에 걸쳐 있어야 하는 가설지지대(동바리)가 조기에 철거돼 연속적인 붕괴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콘크리트는 원재료 불량에 시공 부실까지 겹쳐 강도가 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원도급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전체적인 시공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법상 최고 수위의 처벌을 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201동 공사현장에서 39층(PIT) 바닥슬래브 콘크리트 타설 작업 완료 직후 PIT층 바닥이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PIT층은 38층과 39층 사이에 배관 등을 설치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다.



39층 하부부터 시작된 건물 붕괴는 23층까지 진행돼 16개 층 이상의 슬래브, 외벽, 기둥이 연속적으로 붕괴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조위는 조사 결과 건축 구조·시공 안전성 측면의 사고원인을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먼저 조사 결과 당시 현장에서는 39층 바닥 시공 방법과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와 다르게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39층 바닥을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PIT층에 동바리를 설치하도록 설계됐는데 동바리 대신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PIT층은 일반 층과는 달리 높이가 낮아 작업자가 직접 들어가서 동바리를 설치하기 어려워 현장에서 임의로 콘크리트 가벽 설치로 방법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현장에서 PIT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하는 설계 변경 논의가 이뤄졌음에도 이에 따른 구조설계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 실험 결과 PIT층 바닥에 작용한 하중은 설계상에서 예상한 10.84kN/㎡보다 2.26배 높은 24.49kN/㎡으로 늘어났고,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되면서 붕괴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용 사조위원장(충남대 교수)은 "PIT층에 가벽이 임의로 설치되면서 PIT층 슬래브에 하중이 증가됐고, 하중의 전달 경로가 변경됐다"며 "이로 인해 PIT층 슬래브의 처짐이 커지고 균열이 증가하면서 중앙부로 콘크리트 쏠림 현상이 발생해 최초 붕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36∼39층 3개 층에 있어야 하는 동바리가 조기에 철거돼 건물의 연속 붕괴를 유발한 중요한 원인으로 조사됐다.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시공 중인 고층 건물의 경우 최소한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해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받아줘야 하는데 사고 당시 현장에서 동바리는 철거되고 없었다.
조사위는 자체 확인 결과 3개 층의 동바리는 작업 편의를 위해 미리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상 공사현장에서는 층을 올릴 때 콘크리트 타설 뒤 양생이 완료되면 맨 밑 층에 설치된 내부 거푸집과 동바리를 미리 뚫어 놓은 작업공간을 통해 상층으로 끌어 올려 다시 쓰는 데 최상층 타설을 마치고 나면 자재를 빼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하청업체 측은 "동바리 철거는 현대산업개발의 지시에 의해 철거한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현대산업개발 측은 동바리 철거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36∼38층에 이르는 동바리는 39층 콘크리트 타설이 되는 시점에는 어떤 이유에서건 제거되면 안된다"면서 "구조적인 위험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동바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에서 크게 미달한 것도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꼽혔다.
사조위는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를 시험한 결과 총 17개 층 가운데 15개 층의 콘크리트 강도가 허용 범위인 기준 강도의 85%에 미달해 불합격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37층 슬라브와 38층 벽 등은 기준 강도(24MPa)의 허용범위인 85%(20.4MPa)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9.9MPa, 9.8MPa로 각각 조사됐다.
39층 바닥 타설을 위해 레미콘을 지상에서부터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작업 편의를 위해 물을 더 섞어서 콘크리트 강도가 약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콘크리트 품질 저하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 불량, 제조 및 타설 단계에서 추가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공관리와 감리에서도 건설자재의 품질관리 체계가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공사와 감리의 공사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구조설계를 변경하면서 건축구조기술사에 대한 검토 협조를 누락했으며 감리단은 거푸집 설치 및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등 세부 공정을 제대로 검측하지 않았다.
특히 36∼38층의 동바리가 제거된 상황을 검측하지 못하고 후속 공정을 승인한 것은 이번 사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조사위는 사고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 관련 법령 및 건설기준의 이행준수 확인 절차 개선 ▲ 공사감리의 독립적 지위 및 업무기능 강화 ▲ 건설자재납품 및 시공품질관리 강화 ▲ 협력업체 협력관리 제도개선 등의 재발방지 방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최종보고서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 결과 등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보완해 약 3주 후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사조위의 원인조사 결과를 엄밀히 검토해 제재 방안을 포함한 재발방지책을 3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사건이 중하고 사고 재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부실시공 업체는 건설업 등록 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작년 6월 광주 학동4 재개발구역 철거 현장에서 낸 붕괴 사고와 이번 사고를 더해 최장 1년8개월의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향후에도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현장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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