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황 부진에 실적도 둔화할 전망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김아람 채새롬 박원희 기자 = 증권사들이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성과급)를 적게는 월 기본급의 수백%에서 많게는 2천% 넘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 대형 증권사 H사가 관리부서 직원들에게 기본급 2천%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주요 증권사 성과급 규모가 올라왔다.
이 내용과 연합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1천% 내외 성과급을 지급한 회사가 적지 않다.
D사는 기본급의 약 1천300%를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M사는 기본급의 최대 1천%를, 또 다른 H사도 기본급의 1천% 내외를 지급했다.
K사는 기본급의 700% 내외를 줬고, E사, 다른 H사 등은 기본급의 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I사는 월급의 180∼190% 수준을, S사는 연봉의 15% 미만을 조만간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관리직군 기준이어서 영업직군이나 일부 부서의 경우 성과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증권사들의 '역대급' 인센티브는 작년 여러 회사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작년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은 잇따라 연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돌파했다.
2020년에는 미래에셋증권만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006800]에 이어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까지 5곳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미래에셋 33.01%, NH투자증권 67.2%, 삼성증권 93.4%, 한국투자증권 69.4%, 키움증권[039490] 24.8%에 달한다.
이 밖에도 메리츠증권[008560]은 14.6% 늘어난 9천489억원, 대신증권[003540]은 274.4% 증가한 8천956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 1조원에 다가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부서마다 성과급 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작년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성과급도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관리직이나 업무직 등 일부 직군만 회사가 정해주는 인센티브 비율이 있고 같은 업무직이라도 평가에 따라 차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시황 부진에 실적도 둔화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주요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조5천202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251억원)보다 24.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호실적에 힘입어 직원 성과급도 크게 올랐지만, 올해는 거래량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권사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내년 인센티브는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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