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에 면세업계 숨통 트이나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면세업계에도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미국과 유럽 국가 등이 이미 관광객의 입국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빗장을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면세업계는 그간 끊겼던 내국인 관광 수요부터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4일 백신 접종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 면제 조치와 관련해 "해외여행을 갔다 와도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여행이 지금 보다 활성화돼 면세점도 숨통이 조금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사실상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사이판과 싱가포르를 위주로 소규모로만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20만명을 웃돌던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이용객 수는 여전히 1만명 수준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각국의 방역 조치 완화에도 내국인 관광객들이 비행기 타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내 입국 직후 지켜야 하는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 조치다.
직장인들의 경우 회사 업무 출장 등이 아니고서는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자가격리를 위한 휴가를 7일간 추가로 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자가격리 의무 면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발표를 보고 곧장 비행편을 예매했다'는 등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자가격리 면제 관련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자가격리 면제로 해외로 신혼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면세업계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내국인 마케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내국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내국민 면세 구매 한도 폐지 시점에 맞춰 5월 1일까지 시내점에서 5천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DF 페이를 최대 96만원까지 제공하는 것 등이 골자다.
롯데면세점은 또 조만간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외국인 대상 마케팅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본점의 뷰티 브랜드를 200여개에서 240여개로 늘려 매장을 개편하고 백화점과 연계해 VIP 혜택을 강화하고 나섰다.
다만 면세업계는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면세업계의 '큰손'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돌아와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틀림없다"며 "하반기 이후 상황이 점점 나아지지 않겠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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