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주마 전 대통령 비리 조사위원장, 헌재소장에 임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비리를 조사한 사법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남아공 헌법재판소 소장에 임명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레이먼드 존도 현 헌법재판소 부소장을 소장직에 오는 4월 1일자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존도 헌재소장 지명자는 주마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한 국정농단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수년간 하면서 관련자들의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올초 발간했다. 일명 '존도 위원회'로 불린 이 청문회장에 주마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하다가 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지난해 7월 수감되기도 했다.
자신도 부패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 있는 라마포사 대통령은 성명에서 "존도 위원장이 헌법 수호자로서 헌재소장의 역할을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법관 임명에 관해 자문하는 사법심의위원회가 헌재소장으로 추천한 만디사 마야 대법관에 대해서는 존도 부소장이 승진함에 따라 공석이 된 헌재 부소장직에 임명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올 연말 당대표직 재선에 나서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원래 사법심의위가 최초의 여성 헌재소장으로 추천한 마야 대신 존도 반부패조사위원장을 헌재소장에 승진 임용한 것은 사정 작업에 더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내부에선 주마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파벌과 현 라마포사 대통령 지지층의 힘겨루기가 아직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도 반부패조사위원회 보고서 발간에 따른 ANC 당직자 반발 등 파열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헌재는 사법부의 최상급 법원이다. 헌재소장은 대법원장으로서 12년 단임이며 대통령이 임명한다.
노동법 판사 출신인 존도 헌재소장 지명자는 2012년부터 헌재 대법관이었으며 최근까지 부소장으로서 소장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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