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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떨고 있는 몰도바…난민 부담에 친러세력 불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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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떨고 있는 몰도바…난민 부담에 친러세력 불씨까지
우크라 인접 동유럽 소국…밀려드는 피란민으로 포화 상태
불황으로 재정난 극심…동부엔 친러시아 세력 '화약고'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에서 자칫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몰도바는 인구 260만명의 작고 가난한 나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이 개시되면서 국경 너머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쏟아져 들어와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려온 국내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몰도바 당국에 따르면 침공 이후 국경을 건너온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26만여 명이고, 이중 10만1천 명이 아직 몰도바에 남아 있다.
이 여파로 몰도바 내 난민수용소는 이미 포화 수준을 넘어섰고, 구호물자는 무서운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앞으로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러시아 공격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가 불과 50㎞ 거리로 비교적 가까워 수만 명의 피란민이 더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몰도바 외무장관은 "우리는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나라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몰도바 정부는 EU에 국경 순찰 인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재정 지원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EU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해 지금까지 몰도바에 제공한 긴급자금은 1천650만 달러(약 20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몰도바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아 오래전부터 재정 적자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만 두 차례나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경제구조가 취약한 몰도바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수용하기 위해선 외부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다른 인접국보다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은 속사정도 안고 있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처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자리 잡아 한 지붕 아래에 친유럽과 친러시아의 두 체제로 갈라진 지 오래됐다.
지난해 총선에선 친러 정치세력이 유권자의 3분의 1 지지를 받았다.
특히 몰도바 동쪽 국경의 분리주의 세력은 1992년 '트란스니스트리아'라는 이름으로 독립국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1천500명 규모의 러시아 군이 주둔하고 있다.
몰도바 주민이 피부로 느끼는 위협은 이미 시작됐다고 한다.
일례로 국경 접근 등 러시아 군 동향에 따라서는 친러 세력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몰도바 당국이 병역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층에 출국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문도 나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야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지난 3일 부랴부랴 EU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 우크라이나가 겪는 전쟁을 계기로 몰도바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동쪽 국경에서 1992년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세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독립을 일방적으로 승인한 뒤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다.
몰도바는 이 수법이 자국에도 적용될 가능성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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