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전투기 지원 균열' 속 해리스 美부통령 폴란드행
우크라에 미그-29기 지원 두고 양국 이견 노출 직후
"난민지원·역내정세 논의"…나토 단합 도모 과제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과 폴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폴란드를 찾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유럽 방문이다.
BBC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 도착, 오는 10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다. 폴란드로 피신한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외교관들과도 만남도 예정돼있다. 이어 루마니아로 이동, 11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폴란드, 루마니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와 이번 침공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부통령실은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안보·인도주의적 지원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수용한 이웃 국가들을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부통령실은 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각각 우크라이나 난민 약 100만명, 50만명이 도착한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 행정부 2인자로서 유럽을 직접 찾아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태로워진 유럽 안보를 지키는 데 굳건한 의지를 다지겠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폴란드가 이견을 드러낸 직후 이뤄지는 것이어서 해리스 부통령은 안보 의제와 관련해 한층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전날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구 소련 전투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자국이 보유한 미그(MiG)-29 전투기 28대를 독일 주둔 미 공군기지에 배치해 미국 처분에 맡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토 회원국에도 같은 조처를 촉구하고, 미국에는 F-16 같은 미국산 전투기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에는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날 미 국방부는 폴란드의 결정을 미리 알지 못했다며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나토 동맹이 우크라이나에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미군을 통한 전투기 제공은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너무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을 전쟁 개입으로 간주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폴란드 제안을 거절하며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로의 전투기 지원은 고려 대상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결국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서방 진영의 통합과 단결을 재차 도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 안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공군 지원을 막는 것에 대해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톰 코튼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폴란드가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을 막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한심하다"고 썼다.
코튼 의원은 "재블린 미사일도 이미 보낸 마당에 전투기가 어떻게 확전 우려가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비롯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스팅어미사일, 탄약 등을 주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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