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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런던그라드' 사라지나…러 부호들 앞다퉈 자산 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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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런던그라드' 사라지나…러 부호들 앞다퉈 자산 급매
美 뉴욕·마이애미 등지서도 부동산 매각 움직임
"재산과 푸틴 가운데 선택…어려운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그 측근, 재벌까지 전방위로 제재하면서 러시아 부호들이 서둘러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부호들이 애용하던 '런던그라드'(Londongrad) 시대도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런던그라드는 영국의 금융·소비 중심지 런던과 러시아어로 도시를 뜻하는 '그라드'를 합친 말로 러시아 재벌(올리가르히)이 자금과 자산을 빼돌리는 데 런던을 주로 이용하는 점을 비꼰 조어다.
런던은 1990년대부터 러시아 부호가 자산을 옮기거나 매수하는 인기 장소로 자리 잡았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금융범죄·보안연구센터(CFCS)의 센터장을 맡은 톰 키틴지는 "1991년 소련의 붕괴와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로 부를 가진 자들이 자산을 국외로 이전했다"고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우수한 자본시장과 수준 높은 교육시스템, 쇼핑 인프라, 이주가 비교적 장벽이 낮은 비자 시스템 등을 갖춘 런던은 매력적인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국제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 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억달러(약 2조 4천억원)에 상당하는 영국 자산이 크렘린궁과 연줄이 있거나 부패 혐의를 받는 러시아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최근 '올리가르히 태스크포스'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태스크포스는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를 위한 범부처 작업을 조정한다.
앞서 프랑스, 독일 당국은 러시아 재벌의 요트를 압류했고 미국은 제재 대상의 재산을 추적하기 위한 전담팀까지 구성했다.
CNN 방송도 서방의 공격적인 제재 방침에 불안해진 러시아 올리가르히가 자산을 급매물로 내놓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 구단을 인수한 뒤로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2일 첼시 구단과 런던 소재 저택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또 호화 요트를 몰디브, 몬테네그로 등으로 옮기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 부동산업계에서 일하는 숀 엘리엇은 전날 아침 뉴욕과 마이애미의 부동산 매각 문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인 소유주에 대해 "그들은 관리인을 통해 전화를 걸어온다"며 "팔게 되면 얼마나 빨리 팔 수 있냐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부유층은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뉴욕과 마이애미 부동산을 현금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엘리엇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낫기 때문에 매물을 시장가격보다 최소 20% 낮은 수준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틴지 센터장은 "올리가르히는 제재 위협으로 그들의 자산, 사치, 미래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 가운데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면서 "그들은 상당히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미 국무부 관리였던 막스 베르크만도 러시아 부유층이 제재를 면하려고 나중에 가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러시아 부호는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 뱅크의 설립자로 사모펀드 회사 '레터원'을 운영하는 미하일 프리드만은 러시아의 침공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고,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루살의 총수이자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올레그 데리파스카도 조속히 평화회담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베르크만은 "푸틴 대통령에게 한 가지 문제는 매우 화가 난 러시아 부호들과 권력자들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거기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내부에서 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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