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비인기부문 생중계 배제 결정에 원로 음향기사 탈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올해 시상식에서 편집·단편 등 비(非)인기 부문을 TV 생중계에서 배제하기로 한 아카데미상의 결정에 반발해 이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원로 음향 기사가 탈퇴했다.
연예 전문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오스카상 수상자인 음향 기사 톰 플라이시먼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서 탈퇴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라이시먼은 저명한 영화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 스파이크 리 등과 자주 협업해온 5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2012년 스코세이지와 함께 만든 '휴고'로 음향상을 수상했다.
또 그 이전에도 4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됐다.
플라이시먼은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대중적 관심이 높지 않은 8개 부문을 TV 생중계에서 제외하기로 한 AMPAS의 결정에 항의해 이 단체를 탈퇴하기로 했다.
AMPAS는 총 23개의 아카데미상 수상 부문 가운데 편집, 분장, 음악, 미술, 음향, 단편 영화, 단편 다큐멘터리, 단편 애니메이션 등 8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생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8개 부문은 이달 27일 생중계되는 시상식 몇 시간 전에 미리 상을 준 뒤, 시상 장면을 생중계 때 짤막한 녹화 편집본으로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AMPAS의 결정은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이들 8개 부분 수상 장면을 짧게 줄이는 대신 뮤지컬·코미디 공연을 확대하고, 후보작 영화의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 시간을 늘려 오락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영화편집자협회(ACE), 영화오디오협회(CAS) 등은 이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청했고, 일부 할리우드 영화계 노조는 올해 시상식을 보이콧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반발을 사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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