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블링컨, 폴란드 국경 방문…우크라 외무 "무기 지원해 달라"(종합)
"자유 수호 중요"…우크라 피란민 지원 위해 3조4천억원 준비
(베를린·테헤란=연합뉴스) 이율 이승민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십만명이 몰려들고 있는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을 방문했다.
AFP 통신 등 외신은 블링컨 장관이 폴란드 국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을 만나 연대를 과시하는 한편 3천여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몰린 폴란드 난민수용소도 방문해 미국의 지원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국경 지역에서 블링컨 장관과 회담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명백하게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전투기, 공격기, 방공 시스템"이라면서 블링컨 장관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파트너들이 러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달라는 요구도 반복했다. 쿨레바 장관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침에 대해 "나는 이것이 나약함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토가 행동하기를 주저한다면 그 대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회담에 관해서는 쿨레바 장관은 "아무런 진전이 없지만,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례 없는 대러시아 압박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날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의 코르쵸바 국경 검문소와 인근 난민 수용소를 방문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피란민들과 이들을 수용하는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27억 5천만달러(약 3조3천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음을 강조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이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유입된 피난민은 82만7천600명에 달한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해 역시 피란민을 수용하고 있는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를 압도하는 규모다.
블링컨 장관은 국경 인근 소도시 제슈프에서 즈비그뉴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폴란드인들은 자유를 수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서 "폴란드는 이번 위기 대응에 필수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우 장관은 "폴란드는 피란민을 위해 열려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만, 내지 곧 100만명을 넘어설 피란민들을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 "피란민을 국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블링컨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은행들을 모두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해야 하며, 자산 동결은 최대한 광범위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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