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미국인 넷 중 셋 "러 석유 수입중단·비행금지구역 찬성"
로이터 여론조사, 바이든의 우크라 대처방식 지지 '34%→45%'로 증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러시아 석유·가스에 대한 제재를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미국인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지난 3∼4일 이틀간 미국의 성인 831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80%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모두에서 폭넓은 지지를 보였다.
또 응답자의 62%는 다른 민주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연료와 가솔린 가격 인상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또 74%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비행금지 구역은 주로 분쟁·교전 중인 국가·세력이 국토의 특정 영공에 대해 특정한 유형의 항공기가 비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지정된다. 일종의 하늘의 비(非)무장지대(DMZ)인 셈이다.
통상 군용기의 작전 수행을 금지하기 위해 설정되며, 이를 위반하면 설정한 당사국은 무력을 동원해 위반 항공기를 격추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폭격 등을 막기 위해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나토는 이를 거부했다. 나토가 러시아와 교전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나토의 결정을 옹호하며 "우리는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밖으로 번지지 않도록 확실히 할 책임이 있다"며 "비행금지 구역은 유럽에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설문 결과와 관련해 응답자들이 비행금지 구역 설정이 안고 있는 분쟁 위험성을 잘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며, 대다수가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거나 공습에 나서는 것에는 반대했다고 전했다.
설문에서는 또 81%의 미국인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77%의 응답자는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루된 러시아의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의 자산을 압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74%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에 대한 지지 여론은 전주의 34%에서 45%로 상승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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