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안듣는 유방암에 효과 내는 펩타이드 조성물 개발"
경희대 배현수 교수 연구팀, 종양 관련 TAM 표적 펩타이드 조성물 합성
"동물실험서 종양 60% 감소…면역항암제 병용시 90%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유방암 중에서도 약물이 잘 듣지 않고 전이가 빠른 삼중음성유방암(TNBC·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에 효과를 내는 펩타이드 조성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경희대학교 분자세포생리학연구실 배현수 교수 연구팀은 암의 성장과 전이를 활성화하는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Tumor Associated Macrophage)를 표적하는 펩타이드 조성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대식세포는 체내에서 세포의 찌꺼기나 병원체, 암세포 등을 집어삼켜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의 일종이다. 이 중에서도 종양 환경에서 주로 관찰되는 대식세포를 종양 관련 대식세포라고 한다.
종양 관련 대식세포는 크게 암세포를 억제하는 M1 종양 관련 대식세포와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M2 종양 관련 대식세포로 나뉜다. M2 종양 관련 대식세포는 암 혈관의 신생과 종양의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암 성장을 돕는 M2 종양 관련 대식세포를 표적으로 삼기 위해 아미노산 서열에 세포를 사멸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연결한 새로운 조성물을 만들어냈다.
이후 삼중음성유방암을 이식한 쥐에 이 펩타이드 조성물을 투여한 결과, 종양의 성장과 전이가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에 비해 6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을 표적하는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는 종양의 성장과 전이가 약 90% 줄었다.
배 교수는 "이 조성물은 M2 종양 관련 대식세포에만 작용하는 게 특징"이라며 "체내 여러 군데에 존재하는 다른 M2 대식세포나 M1 대식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선택적 표적 능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병용투여할 경우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T세포의 활성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약물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에서의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암 중개연구 관련 국제학술지 '캔서 커뮤니케이션즈'(Cancer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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