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전력난 끝나나…스리랑카 대통령 "5일부터 단전 없다"
"주유소 기름 공급도 정상화될 것"…재원 조달 배경은 안 밝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하루 7시간반 순환 단전 등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리는 스리랑카의 전력과 석유 공급이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오는 5일부터는 단전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모든 주유소에 대한 기름 공급도 내일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어떻게 재원을 조달해 석유를 공급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스리랑카는 현재 경제난으로 인해 석유를 구해오지 못하면서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는 한 달에 약 5억달러어치의 휘발유와 경유가 필요한데 당국의 외화는 거의 고갈된 상태다.
연료가 모자라 일부 화력발전소는 가동을 중단했고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소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전력 공급은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당국은 최근 전국의 순환 단전 시간을 하루 약 5시간에서 7시간 반으로 확대한 상태다.
AFP통신은 스리랑카의 하루 7시간 반 순환 단전은 1996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던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경제는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인한 채무 부담 등으로 이미 위태로웠는데 설상가상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말부터 줄줄이 스리랑카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스리랑카가 외채 260억 달러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으로선 중국, 인도 등 강국에 손을 벌리거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 외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는 통화 스와프 계약 등을 통해 스리랑카 지원에 나섰고 덕분에 1월 18일 만기가 돌아온 정부 발행 채권 5억달러가 정상적으로 상환되기도 했다.
이번 석유 구매도 당국이 외국에서 '급전'을 빌려오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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