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의 컬렉션 재해석한 12개의 방…구찌 가든 아키타이프전
내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전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수십 개의 모니터가 빛나는 어둡고 몽환적인 '컨트롤 룸'(Control Room)을 지나면 시원한 꽃향기가 풍기는 흐드러진 꽃밭이 나타난다.
이어 은하에서 온 신비의 생명체들과 우주선 등으로 구성된 디오라마를 지나 스크린과 거울이 교대로 등장하는 파노라마 공간, 화려한 그라피티와 베를린 클럽의 화장실,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공간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먼저 찾은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전형' 전시에서는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지난 6년간 선보여온 캠페인의 정수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부터 2020년 봄·여름, 크루즈 컬렉션까지 그간의 캠페인을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재해석한 이번 전시는 그 자체로 재현될 수 없는 절대적 전형의 '아키타이프'를 보여준다.
12개의 방으로 구성된 전시는 미켈레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형성된 '멀티버스'(다중우주·Multiverse)를 엿볼 수 있는 컨트롤룸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 공간 '구찌 블룸'에서는 미켈레가 2017년 구찌에서 처음 선보인 여성용 향수 구찌블룸의 향을 고스란히 재현해낸 꽃밭과 우주로의 모험을 선사하는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 68혁명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2018 프리폴 컬렉션을 재해석한 네 번째 방은 우리나라 그라피티 작가 범민과 손잡고 국내에서만 선보이는 특별한 공간이다.
범민 작가는 파리 시위대의 구호와 메시지를 그라피티로 재현해냈다.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여주는 8번째 방에서는 1천354개의 나비, 182개의 뻐꾸기시계, 200개의 구찌 마몽 핸드백 등이 수집된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 큐레이터를 맡은 미켈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함께 한 지난 6년간의 여정에 사람들을 초대해 상상과 이야기의 세계를 걸으며, 예상치 못한 반짝이는 순간들을 함께 넘나드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내 상상으로의 여정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처럼 감정의 놀이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온라인 버추얼 투어로도 접할 수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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