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서 돈도 이체못하고 항공편도 취소?…태국 관광업계 우려
SWIFT 배제·러 항공기 운항금지 파장…루블화 약세에 씀씀이 약화 관측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관광업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가해진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 여파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은행의 국제결제망 '퇴출'로 돈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있고, 항공기 운항 금지로 항공편 취소나 항로 변경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했다.
또 유럽은 유럽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푸껫 내 한 리조트의 공동 소유주인 차린팁 티야폰은 블룸버그 통신에 "은행 제재 때문에 태국으로 돈을 이체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이메일을 러시아 여행사 에이전트 및 업체들로부터 받았다"며 "앞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린팁은 그러면서 "우리는 항로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는 유럽발 태국행 항공편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태국으로의 항공 여행이 더 어려워지고 비용도 더 증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광객은 지난 1월 태국을 찾은 해외 방문객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달 재개된 무격리 입국을 위한 신청자 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태국에 와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은 지난달 28일 러시아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태국으로는 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루블화 약세가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제한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시리파꼰 치우사뭇 태국관광청(TAT) 마케팅 담당 부청장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번 사태가 태국 관광업계에 즉각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파꼰 부청장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무격리 입국 '테스트 앤 고'(Test & Go) 제도를 이용해 태국에 들어온 해외 관광객이 10만 명 가량이며, 이 중 약 10%는 러시아에서 온 이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관광객 중 많은 이가 많은 돈을 쓰는 '큰 손' 관광객이었으며,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태국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항공사가 항로를 변경하거나 항공편을 취소해야 해서 여행객들이 태국행 최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태국 크룽스리 연구소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올해 남은 기간 러시아 관광객이 오지 않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0.2%에 달하는 관광 수입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국 관광업은 GDP의 최대 20%를 차지한다.
관광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백신접종 완료자 들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실시하면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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