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의료체계 약화…전염병 기승 우려
약국들, 의약품 부족 호소…코로나19 확진자수 집계조차 안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의료체계가 약화하고 의약품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국제기구인 프로젝트 호프(Project HOPE)는 이날 현재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는 모든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약국들이 의약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의료기관이 환자들에게 공급할 산소가 떨어져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와 소아마비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도 올스톱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 타릭 야사레비치 대변인은 28일 우크라이나의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코로나19 신규확진 건수는 지난달 하루 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감소세를 그려왔으나,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30%대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환자 수가 급격히 늘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작년부터 빈발하고 있는 소아마비 발병에 대응하기 위한 예방접종과 확산방지 노력도 역시 중단됐다.
우크라이나에선 작년 10월 유럽에선 5년 만에 처음으로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고 이후 어린이 19명이 추가로 감염되는 등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여태 소아마비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 1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전기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계획대로 백신을 접종하긴 커녕 일부지역에선 냉장보관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런 가운데 25만명에 이르는 우크라이나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들은 필수약품이 떨어져 생명을 위협받을 상황에 놓였다. 결핵 환자들에 대한 진단 및 치료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WHO 산하 결핵 퇴치 국제협력사업단(Stop TB Partnership)은 우크라이나에서 연간 3만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며 다제내성균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전쟁의 여파로 결핵 환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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