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에 불안한 시선…서방언론, 정신건강까지 의심
30년 넘게 푸틴 지켜본 전문가 "5년 전과 너무 달라"
"권력 취해 '오만 증후군'…'서방이 러 망쳤다' 피해의식·편집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보수매체 내셔널리뷰 등 복수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악화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공유해주고 싶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이상하다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5년 전과 같은 식으로 반응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맥폴 전 대사는 "푸틴 대통령을 30년 넘게 지켜보고 들어왔는데 그는 변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상태는 오랫동안 미 국방부와 심리학자 등에게 관심 있는 주제였다.
미국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는 보고서를 2008년 내놓기도 했다.
다만 내셔널리뷰는 이 같은 분석은 걸러 들어야 한다면서 최근 푸틴 대통령이 보인 변화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그간 노출한 기질과 러시아 내 환경 변화의 관계를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칭 '폭력배'로 젊은 시절 길거리 싸움을 떠벌리거나 공격성, 복수심,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자기 성질을 강조하는 걸 좋아했다.
그가 권력이 점점 커지다가 무소불위 수준으로 확대되자 전반적 성격이 왜곡되는 '오만 증후군'(hubris syndrome)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오만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자기도취증(나르시시즘), 과대망상, 판단력 저하, 위험 인지능력 감소, 타인 경멸, 개인의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 등이 거론된다.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를 측근들에게도 서슴지 않으며 자신의 앞길을 막는 반대나 논의를 원천 봉쇄하는 데 철저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크렘린궁 회의에서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에 대한 격분이 사례로 언급된다.
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 이 회의에서 나리시킨 국장이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 승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지지할 것이라는거냐 지지한다는 거냐. 똑바로 말해라"고 소리질렀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발발로 푸틴 대통령이 외부와의 단절을 심화하면서 이런 성격이 더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영국 일간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 진영에 느끼는 피해의식을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이 냉전의 종식을 불러온 소련 붕괴를 계기로 굴욕감과 동시에 냉전에 승리한 서방에 적개심을 느끼면서 편집증적 세계관을 일관되게 발전시켜왔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위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극도로 경계하며 서방이 러시아의 발전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결국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성을 부정하고 침공까지 강행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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