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은행, SWIFT서 퇴출…한국 대금거래 막히나(종합)
기업·유학생·교민 등 걱정…금융당국, 퇴출 구체적 범위 주시
"퇴출 은행 명단 확정 후 대체계좌 개설 등 경로 안내 가능"
금감원, 대러 금융제재 관련 금융애로 상담센터 운영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하채림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함에 따라 러시아와 거래하는 우리 기업과 현지에 체류하는 국민의 국제 송금 길이 차단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러시아 은행의 SWIFT 퇴출 범위에 따라 우리 국민·기업에 미칠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서방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동성명에 따르면 서방이 '선별된(selected)' 러시아 은행을 SWIFT에서 퇴출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퇴출당하는 은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을 파악할 수 있고 대체 송금·결제 경로를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우리 기업이 대러시아 결제 때 애로가 발생할 경우, 우리 기업의 대체계좌 개설과 이를 통한 무역대금 결제에 지장이 없도록 관계 외교당국과의 협력 등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은행의 SWIFT 퇴출 명단과 시행 일자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는 2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 은행들을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다른 도시를 공격함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했다"며 "이 조치들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SWIFT는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메시지 시스템으로 200여개 국가의 1만1천개 은행을 연결해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SWIFT에서 배제된 금융기관은 국제 결제가 매우 힘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러시아 주요 은행이 SWIFT에서 퇴출당하면 유학생이나 교민 등 개인의 해외 송금은 물론 국내 기업의 무역 대금 거래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당국은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주요 은행을 SWIFT에서 퇴출하는 제재가 우리 기업 등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기업들과 은행들도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러시아의 정확한 퇴출 은행 명단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대체 송금 방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으로 지난해 수출 1.6%, 수입 2.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철구조물, 합성수지 등이 우리 수출액의 절반을 점유하며, 나프타, 원유, 유연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수입액의 약 70%에 해당한다.
현재 러시아에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포스코[005490],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아모레퍼시픽[090430], 오리온[271560] 등 40여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편, 정부는 금융감독원에 '대러 금융제재 관련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센터를 통해 기업, 현지 주재원, 유학생 등이 대러시아 금융제재로 겪는 애로를 접수해 해소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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