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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다시 부상하는 중국-대만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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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다시 부상하는 중국-대만 관계
대만 내 중국의 무력통일 불안 조짐…中 '미국은 돕지 않는다' 선전전
대만, 서방의 러시아 제재 예의주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자국의 한 개 성(省)으로 간주하는 만큼 대만 무력통일 시도 시나리오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개입에 선을 긋고 있는 현실이 중국의 무력 사용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 대만, 러시아 제재에 촉각…미 "대만지지 굳건"
대만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국가안보회의 산하에 우크라이나 사태 전담반을 구성했다.
미국도 대만의 이런 불안을 의식한 듯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다시 표명했다.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23일 성명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의 대만 지지는 반석처럼 굳건하다"고 밝혔다.
제중(揭仲)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연구원은 자유시보(自由時報)와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향해 대규모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면서도 "(중국이) 무력 시위를 통해 대만 해협의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미국 측에 자신들의 이익을 존중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만의 시선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러시아 제재에 쏠려 있다.
서방의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가 러시아가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날 제재의 결과물은 중국의 무력 사용 억지 효과와 직결된다.
대만 정부 스스로도 세계 경쟁력을 갖춘 자국의 반도체 등을 포함한 첨단기술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형태로 제재에 동참할 예정이다.
통제 대상 품목 사전 점검을 마친 대만은 인프라 건설, 과학기술, 민생물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대만과 우크라 달라…미국에 버림받을 것"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외견상 중립을 표방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를 연결 짓는 것에 대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대만 문제는 '내정'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마샤오광(馬曉光)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만 민진당 정권은 최근 미국 등 서방 여론에 동조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중국의 대(對)대만 군사 위협을 악의적으로 과장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우크라이나 문제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과 경위가 있고, 오늘날의 상황은 각종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다른 한편으로 독립 지향의 대만 집권 민진당을 공격하는 기회로도 삼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5일 '미국에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민진당을 괴롭히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대만을 향해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오판을 하지 말라며 민진당과 대만의 민심 분리를 겨냥한 여론전을 펼쳤다.
신문은 "워싱턴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겠다고 선언하고 결정적인 순간 보호해주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했지만, 재앙을 입은 것은 키예프"라며 "민진당은 미국이 대만을 보호할 것이고,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허장성세(虛張聲勢)"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세력이 미국의 허벅지를 안고 군사력 강화로 안정감을 얻으려 한다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국의 무력사용 가능성은 낮아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국제사회의 중론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아시아·태평양에 포진한 미군의 개입을 차단할 만큼 강력하지 않아 대만 침공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비중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는 다르다는 해석도 있다.
미국에 러시아는 추락하는 제국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떠오르는 경쟁자이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강행할 경우 경제·금융 제재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중 압박 전초 기지이자 세계적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서 대만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의 논거 중 하나로 제시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인 TSMC를 중국에 넘겨주거나 파괴되는 것을 미국이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인 다음 달 초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물론 TSMC 등 주요 기업 책임자와 만나기로 한 것도 대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CNN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한 것을 놓고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는 '실언'이라는 해석과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제중 연구원은 "중국공산당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감행하려면 대량의 인원과 물자를 동원해 대만에 투사할 수 있는 위치로 보내야 해 이와 관련된 전용 열차만 3천 편이 넘을 것이지만 중국에서 이런 징후는 현재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군대가 '속전속결'로 무력 침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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