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절대적 열세 우크라, 시가전서 반전 기회 찾나
훈련된 병력 투입 시 전투 어렵게 하고 상대에 피해 입힐 수 있어
2017년 이라크 모술전투 대표 사례…대규모 유혈사태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러시아 침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절대적인 군사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역에서의 시가전으로 반전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BBC방송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시각으로 전날 새벽 5시께부터 우크라이나 북쪽과 동쪽, 남쪽 3면으로 동시다발 공격을 감행한 러시아는 미사일 등 압도적 화력을 동원해 침공 개시 약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북부까지 진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밀 타격으로 우크라이나의 공군 기지, 방공망 등도 무력화했다.
BBC는 이처럼 수도 함락 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시가전을 통해 반전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최근의 이라크 모술 전투에서 보듯 잘 훈련된 군 병력과 시민 등을 방어에 투입하면 전투를 어렵게 하고 상대방에게 치명적 피해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이라크에서 있은 모술전투는 이슬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 수천 명이 미군의 첨단 화력 지원을 받는 약 10만 명의 이라크 정규군을 상대로 몇 달 동안 버틴 것으로 시가전의 어려움을 보여준 대표사례로 꼽힌다.
군사전문가 등은 러시아군이 초기 병력 전개 과정에서 시가전을 피하고자 마을이나 도시를 우회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로는 진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습과 포병 화력에만 의존할 수 없는 까닭에 시가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까닭에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이 지원한 차세대 경량 대전차미사일(NLAW) 등을 활용해 시가전에서 적절히 대처한다면 꽤 오랜 시간 러시아군 공격에 저항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러시아가 시가전이 벌어지는 도시들을 에워싸고 저항군을 겨냥해 장거리포 공격을 가한 뒤 특수부대원을 투입해 시민 사회 지도자를 살해하는 등 대규모 유혈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전날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비교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침공 감행 전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한 병력이 1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체 정규군 수인 12만5천600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양국의 공군력 격차는 이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국경에 105대의 전투기를 배치했지만, 러시아는 3배가량 많은 300대를 뒀다.
이밖에 러시아는 S-400 미사일 같은 첨단 방공 시스템을 비롯해 이스칸데르 순항·탄도미사일 등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았지만,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무기가 대부분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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