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첫날 동시다발 공격에 우크라서 57명 사망(종합)
"군사시설 83곳 파괴, 북부 체르노빌 원전도 점령"…키예프로 진격할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격 침공 첫날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펼치며 진격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내 다수의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우크라이나인 220여 명이 사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명령 이후 곧바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6~8km 진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선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 공수부대 등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취하고 있던 북(北)크림 운하 봉쇄를 해제하고 크림반도로의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역시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의 흑해에 있는 섬 '즈미이니'(뱀)도 러시아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키예프 인근 비행장 등 군사시설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됐다.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쪽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며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그러나 "정체불명의 군대가 원전을 장악했으나 인적 피해나 시설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1986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지상 군사시설이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나 도시나 군사기지 내 막사, 주택 등 비전투시설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렉 랴슈코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러시아군 공격 첫날에 우크라이나인 57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그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라고 천명했다.
탈군사화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탈나치화는 돈바스 지역 주민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선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층을 척결하는 것을 뜻한다.
우크라이나 주요 군사시설 타격으로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고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방 정보기관 관리는 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가 사실상 제거됐다"면서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 진격해 수도를 장악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