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근무' 줌 "본사 출입구 직원도 집에서 일해요"
미국 새너제이 본사 가상 투어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머릴라씨, 왔어요? 오늘 사무실 소개 환경 모두 준비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줌' 본사의 출입구에서 일하는 직원은 24일(한국시간) 이 사무실을 기자들에게 소개하려고 온 다른 직원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회의실 예약 현황을 화면으로 알려줬다.
하지만 이 창구 직원은 사무실에 나와 있지 않았다. 자신의 집에서 원격 화면을 통해 안내를 한 것이다.
원격근무 솔루션 개발 기업 줌은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모아 이 회사 본부의 하이브리드(재택·현장출근 혼합) 근무 환경 '줌 룸'(Zoom Rooms)을 소개하는 실시간 가상 투어를 열었다.
줌 룸에는 업무공간 예약 시스템, 가상 접수직원, 개인 기기 연결, 대화형 화이트보드 등 줌 플랫폼 제품과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줌이 투어에서 소개한 근무 환경에서는 사무실 안내를 맡은 직원도 가상으로 연결되므로 현장에 나올 필요가 없다.
디지털 칠판인 '줌 룸 화이트보드'는 전체 크기에 제약이 없는 디지털 캔버스를 제공해 직원 간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고 음성명령, 회의전화도 이용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반 '줌 룸 스마트 갤러리'를 이용하면 회의실에서 여러 명이 카메라 한 대를 사용하더라도, 원격 화면에서는 직원 각각을 동일한 크기로 볼 수 있다.
'줌 룸 컨트롤러'는 개별 모바일 기기에서 회의를 시작하고 종료하는 등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줌이 작년 여름 임직원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1%에 불과했다고 한다.
줌이 올해 1월 모멘티브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 회사 직원 69%가 대면, 원격, 하이브리드 근무 등 일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리키 카푸르 줌 아태지역 총괄은 "직원들이 그들이 가장 큰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제는 기업 성공의 필수 요소가 됐다"며 "특히 아태지역에는 출퇴근 길이 아주 길거나 교통이 이상적이지 않은 도시가 많아 줌 룸이 더욱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주 기업 아틀라시안과 상업은행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언 뱅크가 줌 룸을 대규모로 도입했고 싱가포르 거대 기업도 아태 지역에 줌 룸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카푸르 총괄은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이 회사의 직원 실시간 감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제프 스미스 줌 룸 총괄은 이런 지적에 "줌은 각 개인이 어떻게 기술과 상호작용하는지 감시하지 않고 공간을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지, 어떤 기능을 썼는지 등 전체를 본다"며 "생산성을 제고할 장비 필수 수요를 확인하는 데에만 데이터를 활용하며, 근로 감시 차원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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