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미국 금리 올려도 중국은 금리 내릴 여지 있어"
"정교해진 자본 통제로 금리 차이 영향 적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전직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들이 예상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적어도 올해 5%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할 중국이 외국 투자자를 계속 끌어들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는 많은 전문가와 상반되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2015년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당시 중국의 통화완화와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미 연준의 통화 긴축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2016년까지 외화보유액이 약 1조위안(약 190조원) 감소했고 위안화 가치는 급격히 낮아졌다.
2015∼2018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었던 황이핑(黃益平) 베이징대학 교수는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3∼6개월보다 훨씬 길 수 있다고 말했다.
2004∼2006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위융딩(余永定)은 중국과 미국의 국채금리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중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며,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통화정책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통화정책과 그 속도를 전적으로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은 인민은행이 지난 몇 년간 환율을 자유화하기 위해 취한 변화 때문이다. 위안화에 대한 한 방향의 베팅이 훨씬 힘들어졌고 자본유출 통제도 더 정교해졌다.
그 결과 미 연준이 2018∼2019년 금리를 인상하고 중국은 통화를 완화할 때도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민은행의 통화 완화 사이클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국내 수요가 부진했던 2015∼2016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기간과 수단은 당시와 비슷하지만, 완화 속도와 강도는 그때만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또 지난해 7월 시작된 현재의 통화 완화 사이클이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지며, 이 기간 인민은행이 금리를 0.3%포인트 내리고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민은행 외환관리국 관리 출신인 관타오(管濤)는 외국인 자금 유입 둔화가 중국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위안화 수요 감소로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은 미 연준과의 정책 기조 차이보다 국내 수요 회복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많은 전문가는 연준의 정책 영향을 여전히 우려한다. 앞서 지난달 인민은행 관리 출신인 성쑹청(盛松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에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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