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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모빌리티·금융·유통·미디어 곳곳 파고들었다
"플랫폼 기업 진출로 기존기업과 갈등 심화…규제 차별 문제도"
공정위, 5개 산업 모니터링…"시장력 남용 큰 분야 감시 강화"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플랫폼 기업들이 모빌리티, 금융 등 산업 곳곳에 진출하면서 기존 기업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분야는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사업자가 나타나 시장 경쟁구조가 상당히 바뀌었고, 유통 분야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온라인 유통 비중이 급속히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플랫폼 모빌리티·미디어·자동차·유통·금융 등 5개 산업의 주요 변화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5개 산업별로 학계·업계 및 관련 사업자단체 등을 포함한 모니터링그룹을 운영한 결과다.


◇ 카카오모빌리티 독보적 1위…"독점화 가능성 커"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모바일 앱을 통한 호출과 예약이 보편화되면서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었다.
독보적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위치 지정, 자동결제 등 다양한 호출서비스 제공을 넘어 택시업, 택시가맹업에 직접 뛰어드는 등 저변을 빠르게 넓혀갔다.
2015년 출시된 카카오T는 지난해 누적 가입자 수 3천만명에 도달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TJ파트너스를 통해 9개 택시회사를 인수했다.
택시가맹업에는 카카오T블루 외에 타다라이트, 마카롱택시 등 6개 브랜드 택시가 운영 중이며, 이들이 전체 택시 시장의 14.6%를 차지했다.
향후 만능 교통앱 개념의 통합모빌리티서비스(MaaS·Mobility as a Service) 체계가 완성되면 플랫폼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모빌리티는 국민 일상과 밀접한 생활 서비스이면서 네트워크효과로 인해 플랫폼 기업의 독점화 가능성이 큰 만큼 독과점화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 재편된 규제체계 내 차별적 경쟁제한 요소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빅테크, 기존 금융권 위협…'과도한 혜택' 지적도
진입장벽이 높고 규제가 많은 금융 시장에서도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업역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 증권을 직접 설립했고,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연계해 사업영역을 확대했는데, 빅테크는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편의성 등을 내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면서 기존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다른 업종에서의 상품개발·추천 등에 활용이 가능해 파급력이 큰 지급결제 분야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금액은 2020년 기준 4천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고, 상위 3개사(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비중이 약 65%였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영업개시 이후 이용자 및 여·수신 규모가 계속 늘어 중금리대출의 경우 기존 은행의 75%까지 성장했다.
그간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로 가계대출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금융당국이 이를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대출 분야에서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정위는 "금융당국이 핀테크·빅테크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금융사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규제 차익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 방송규제서 자유로운 OTT, 시장규모 확대
미디어 콘텐츠 분야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전 세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적인 방송사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시청 시간과 광고 매출 수입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OTT는 기존 방송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이 때문에 포털사업자(네이버TV, 카카오TV), 독립플랫폼 사업자(유튜브,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방송사업자(티빙) 등 다양한 사업자가 진출하기 쉽고, 국내 시장규모도 2019년 8천46억원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이 시장 및 기술 환경 변화로 서비스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음에도 기존의 칸막이식 제도가 유지돼 규제 불균형·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온라인 유통 비중 급증…IT기업도 자동차 시장 뛰어들어
유통산업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등 다양한 사업자가 온라인 유통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연결성·편의성을 극대화한 슈퍼앱(하나의 앱으로 쇼핑, 음식배달, 모빌리티 등 다수의 미니프로그램을 통합 제공하는 형태) 전략을 시도하는 등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서비스, 메신저에서 금융, 쇼핑, 기업간거래(B2B), 엔터테인먼트까지 진출했고, 쿠팡은 쇼핑에서 음식 배달, OTT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자동차 시장은 CASE(Connectivity·연결성, Autonomous·자율주행, Shared·공유화, Electric·전기차)로 대표되는 산업구조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바이두 등 IT기업이 자동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자동차업체와 IT기업 간 전략적 제휴가 늘었다.
국내 완성차기업들은 전기차 부품 공수를 위한 M&A 및 자율주행 기술기업과의 제휴 등을 활발히 진행했고, 부품업체들은 미래차용 부품 생산·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자체 대응 및 독자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위는 모니터링 결과를 향후 경쟁정책 수립 및 사건처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올해 주요 독과점 산업을 선정해 시장분석을 진행하면서 변화 모니터링 활동도 계속할 예정이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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