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오미크론 확산에 검사 키트 품귀…가격 급등
수요 폭증으로 두 자릿수 올라…해열진통제 판매가도 인상
정부 가격 통제 나서…전날 확진자 6만명대 진입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신속 검사 키트와 약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4일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은 최근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신속 검사 키트가 수요 폭증으로 인해 가격 상승폭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하노이 시민인 까오 투 짱은 지난 20일 신속 검사 키트를 팩당 8만동(4천200원)에 구입했다면서 판매가격이 하루전에 비해 33%나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하노이 거주민들도 최근 몇주간 키트 가격이 15∼20% 상승했다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구입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도 수요가 늘면서 제때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노이에 사는 34세 여성은 남편과 자신이 한달간 신속 검사 키트 구입에 쓴 돈이 1천만동(52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어머니가 기저질환이 있어서 직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검사를 한다"고 전했다.
해열제나 진통제 등 약품 가격도 올랐다.
북부 꽝닌성에서는 해열진통제(Efferalgan) 가격이 최근 4주간 40% 오르면서 박스당 7만동(3천600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판매 승인이 나지 않은 의약품을 싼 값에 사려는 조짐이 보이자 꽝닌성 당국은 "공인되지 않은 약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검사 키트 및 비용 가격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가격 안정화 시행을 검토중이다.
앞서 베트남 보건부는 사설 병원의 코로나 검사 비용에 상한선을 둬야 한다고 재무부에 요청했다.
또 신속 항원 검사 키트 등 수입 장비의 가격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관세청에 제안했다.
베트남은 음력 설인 '뗏'(Tet) 연휴 기간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귀향차 이동한 뒤 오미크론 감염이 퍼지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5일 처음으로 3만명을 넘긴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8일만에 6만명대로 진입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확진자는 6만33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수도 하노이가 7천419명으로 가장 많았고 북부 박장(2천998명), 하이즈엉(2천944명)도 확진자가 다수 나왔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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