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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남아공서도 소중한 한표 "비행기 타고 와 비싼 투표해요"
재외국민 대선투표 첫날…이웃나라 에스와티니서도 5명 와서 권리 행사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케이프타운서 첫 비행기 타고 2시간을 날아와 비싼 한 표를 행사합니다."
"이웃나라 에스와티니에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아이들은 알아서 학교 가라고 하고 팔순 노모와 함께 5명이 투표하러 왔습니다."
3·9 대선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땅끝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남단인 케이프타운과 동쪽 이웃나라 에스와티니에서부터 교민들이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한국대사관으로 속속 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서 한 얘기들이다.
김명옥(58) 케이프타운 한인회 부회장 겸 한글학교 교장은 "우리나라의 시국이 중요한 터라 투자하는 셈 치고 남편과 함께 사비 들여 왔다"며 웃었다.

김한기(53) 에스와티니 한인회장도 "원래 에스와티니의 한국대사관 겸임국은 모잠비크인데 비자를 받기 어려워 어머니와 아내, 이웃 선교사 부부와 함께 4시간 넘게 차를 몰고 왔다"면서 "주말에도 에스와티니 교민 몇 명이 남아공까지 와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일행은 국경을 넘어왔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아야했다.
김회장 어머니 김효순(85)씨는 "우리나라를 위해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남아공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겠다고 사전에 등록한 재외선거인은 431명이다. 남아공 전체 교민 수는 4천 명이 좀 못 된다.
이날 아침 8시부터 시작된 투표의 처음은 박철주 대사와 임창순 남아공한국대사관재외선거관리위원장이 열고 잇따라 교민들이 저마다 여권 등을 들고 와 투표했다. 오전 9시23분 현재 29명이 참여했고 투표장 옆에는 간단한 다과도 준비됐다.
프리토리아에 거주하는 김성은(48) 씨도 아내와 함께 8시 전부터 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투표한 뒤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아공에 온 지 20,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하네스버그에 거주하는 김상철(61) 씨는 "지금까지 지방에서 사업을 하느라 올라와 투표할 겨를이 없다가 이번에 32년 만에 투표하게 됐다"고 말했고 이웃 김중곤(62) 씨도 26년 만에 처음 투표한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온 이들은 이번 선거가 박빙이라서 더욱 투표하러 오게 됐다면서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투표를 지켜보고 있던 한호기 케이프타운 한인회장은 "당초 교민 20, 30명이 버스를 대절해 2박 3일로 버스에서 자면서 오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지원을 신청했는데 해외 다른 곳과 형평성 문제 등이 있고 해서 그만뒀다"면서 "대신 대사관에서 요하네스버그 공항과 투표장 간 4,5명 단위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먼 지방에 있다 보니 물리적으로 대사관 인근 교민 위주로 투표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민 최소 3만 명 단위로 별도 투표소를 설치하게 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투표 참가 확대를 위해선 전자투표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유권자 가운데는 또 "어떤 후보가 좋아서 찍기보다 다른 후보를 안되게 하기 위해서 투표했다"라고 얘기하는 등 민심의 일단을 드러냈다.
교민사회 관계자들은 여야 대선 후보들의 공약대로 재외동포청이 설립되면 재외국민들의 투표 동력이 훨씬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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