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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홍콩 '중국화' 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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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홍콩 '중국화' 더 빨라진다
中 선전에 지휘소 가동…3월에 750만 전 주민 강제검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코로나19 악화를 계기로 '홍콩의 중국화'에 가속이 붙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고 지시하자마자 홍콩의 행정 수반을 뽑는 행정장관 선거가 연기됐고, 중국식 전 시민 대상 강제 검사가 발표됐다.
홍콩 정부는 이미 상황이 정부의 통제 역량을 벗어나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고, 중국 정부 관리가 인접한 광둥성 선전(深?)에서 홍콩에 대한 방역 지원을 지휘하고 있다.
중국의 방역 지원 인력과 물자가 밀려드는 가운데 이들이 홍콩 땅에서 처음으로 중국공산당 깃발도 펼쳐 보였다.
중국 정부는 오는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 전에 홍콩의 모든 상황이 안정되기를 바라며 코로나19 통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750만 전 시민 대상 첫 강제검사…중국 선전에 지휘소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22일 "3월에 전 시민 대상 코로나19 강제 검사를 3회 실시한다"며 "검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홍콩에서 750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일제히 강제 검사가 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간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과 지역의 주민, 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이들을 대상으로 부분적인 강제 검사만 진행됐다.
이와 같은 강제 검사는 중국이 한 성(省)을 통째로 봉쇄하고 전 주민 검사를 진행해온 방식과 유사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관리들이 홍콩에 도시 전체 봉쇄를 권고했으나 홍콩 관리들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람 장관도 "강제 검사 기간 도시 봉쇄는 안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건물과 지역에 대한 단기 봉쇄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지난 16일 시 주석의 홍콩 방역에 관한 지시가 친중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날 선전에는 곧바로 샤바오룽(夏寶龍)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이 지휘하는 방역 지휘소가 차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 정부 각 부처에서 나온 전문가와 관리 수백명이 지휘소의 활동을 감독하고 있으며 큰 그림 속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방역 관련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과 한정 부총리가 가능한 한 빨리 홍콩의 코로나19에 대한 단호한 승리를 원하고 있어 모두가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 정부는 지금과 유사한 고위층의 홍콩 대응팀을 2014년 우산 혁명과 2019년 반정부 시위 때도 선전에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행정장관 선거 연기…"중국 정부가 지명할 수도"
코로나19로 2020년 입법회(의회) 선거가 15개월 연기된 데 이어 내달 예정됐던 행정장관 선거도 5월 8일로 연기됐다.
입법회 선거가 연기될 당시 홍콩의 신규 환자는 100명대였다. 당시 야권에서는 상황이 별로 심각하지 않은데도 코로나19를 핑계로 선거를 연기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홍콩 민주 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세를 몰아 입법회 선거에서도 절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바람몰이를 하던 중이었다.
현재는 하루 확진자가 6천명 이상 발생하고 홍콩의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이라 그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그러나 입법회 선거와 달리 행정장관 선거는 선거위원회가 뽑는 간접 선거로 1천463명만이 참여하고, 람 장관도 그러한 이유로 최근까지 행정장관 선거 연기 필요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람 장관은 지난 15일 선전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뒤 선거 연기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람 장관이 15일 선전으로 소환돼 중앙 정부 관리들과 비공개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고, 다음날 친중 매체를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이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그 회의 사흘 후 람 장관은 긴급 조례를 거론하며 행정장관 선거 연기를 발표했다"며 "그 덕에 중국 정부가 톱다운 방식으로 선거 연기나 람 장관의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홍콩 경제일보는 해당 회의를 한정 부총리가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행정장관을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솔솔 나온다.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를 통해 뽑거나 협의를 통해 지명할 수 있게 돼 있다.
람 장관의 임기는 6월 30일까지다. 람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선거가 한 차례 더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람 장관의 임기가 1년 연장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그러나 그의 임기 연장에 따른 논란을 중국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홍콩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그 전에 상황 통제하라'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올 하반기 제20차 당 대회(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홍콩의 코로나19 상황 악화는 빨리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홍콩에서 중국으로 '피신'한 이들 상당수가 확진자로 밝혀져 중국 본토에도 비상이 걸렸다.
또한 오는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을 성대하게 개최하려고 했던 중국으로서는 그 전에 코로나19를 통제하고 행정장관 선거도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
홍콩 친중 정치인 로만튄은 21일 명보에 "코로나19 악화는 홍콩 사회에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고 7월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시 주석의 방문 계획을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람 장관의 임기는 연장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그런 톱다운 방식의 결정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선거 연기는 두 달 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중국 정부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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