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냉전 시즌2 시작됐다" 전문가 이구동성
"푸틴, 러시아 다극체제 중심에 놓으려 시도"
동유럽 급격히 불안…나토·러시아 기본협정 바뀔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를 계기로 냉전이 다시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동부 독립선포와 러시아군 진입 명령을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폴리티코는 일단 "푸틴 대통령이 유럽을 시작으로 잘못됐다고 보는 것들을 바로잡고 러시아를 다극체제 중심에 놓으려고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국면을 해설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대치를 보면 동유럽 분위기는 이미 냉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19만명에 달하는 병력과 무기를 배치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루마니아에 병력을 각각 5천명, 1천명 배치했다.
폴리티코는 "러시아의 최근 도발과 나토의 동유럽 병력, 군사장비, 지원 증강은 1991년 소련 붕괴 전 수십 년간 이어진 동서 갈등의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날 결정을 장기간 이어질 냉전의 초입으로 봤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조너선 캐츠 민주주의 의제 국장은 "유럽 전역에 널리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미국과 함께하려는 국가, 러시아와 같이 가려는 국가들을 가르는 미세한 선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발칸반도 서부나 캅카스 남부 등 근처 지역까지 세력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캐츠 국장은 "이번 사태를 냉전 시즌2라고 부르자"며 "우크라이나를 넘어 극적인 파급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유럽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러시아 공세가 우크라이나에서 줄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심각한 긴장을 더 오래 겪을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력확장 때문에 유럽의 안보 지형이 눈에 띄게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쾨르버재단의 러시아 전문가 라애나 픽스는 "미국의 동유럽 동맹국들이 안보를 보장받으려고 자국 영토에 미군을 더 많이 주둔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은 "러시아를 억제할 견고한 방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상대 국경에서 훈련과 병력 배치를 자제하기로 한 1997년 나토와 러시아의 기본협정이 수정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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