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남녀, 뇌가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증인 자폐스펙트럼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 환자는 남녀가 뇌 패턴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메디컬센터 비노드 메논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이 스탠퍼드 대학과 전 세계의 ASD 연구소로부터 얻은 ASD 남아 637명과 여아 136명 등 773명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찍은 뇌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뇌 MRI 영상 중 먼저 678개를 분석해 남녀 환자를 86%의 정확도로 가려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 다음 이를 나머지 95개 영상에 적용한 결과 같은 정확도로 남녀를 구별해 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정상적으로 자라는 남아와 여아 976명의 fMRI 뇌 영상에도 이 알고리즘을 적용해 봤다.
그러나 남녀의 뇌를 구분할 수 없었다. 이는 ASD 남녀의 뇌만이 특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ASD 아이 중 여아는 운동, 언어, 시공간 주의(visuospatial attention) 시스템의 신경 연결 패턴이 남아와 달랐다.
그 중에서도 1차 운동 피질(primary motor cortex), 부운동 영역(supplementary motor area), 전측두 후두피질(parietal and lateral occipital cortex), 중상 측두회(middle and superior temporal gyri)를 포함한 일단의 운동 영역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ASD 여아는 운동 중추의 이러한 차이가 운동 장애 증상의 중증도(severity)와 연관이 있었다.
다시 말해, 뇌 운동 영역의 패턴이 ASD 남아와 가장 비슷한 여아는 운동 장애 증상이 가장 심한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ASD 증상이 남녀 간 차이가 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동시에 진단이 쉽지 않은 ASD 여아를 가려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ASD 유병률은 여자보다 남자가 4배나 높다. 그래서 ASD 연구도 대부분 남성 환자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ASD 여아는 증상이 감추어져 진단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진단과 치료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스탠퍼드 대학 아동 보건센터에서 ASD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로런스 풍 교수는 ASD는 남녀의 증상이 행동학적, 신경학적으로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증상이 모호한 ASD 여아의 진단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SD는 빨리 발견해서 뇌의 운동과 언어 중추가 발달하는 시기인 학령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 효과가 가장 크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정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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