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최고의학책임자 "코로나, 독감처럼 매년 백신 맞아야"
폴 버튼 "2022∼2023년 겨울 대비해야…부스터샷 효과 6개월"
"오미크론 백신은 봄, 오미크론·델타 백신은 초여름에 데이터"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코로나19 유행은 점차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단계로 접어들겠지만, 마치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할 겁니다. 당장 올해 말에 또다시 부스터샷이 필요합니다."
모더나의 폴 버튼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연합뉴스와 지난 18일(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런 예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되는 부스터샷의 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겨울, 즉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에는 다시 한번 전 세계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더나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으로 1·2회차 백신 용량(각 100㎍)의 절반인 50㎍을 투여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백신을 저용량으로 해서 3차로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입원과 사망 등 중증화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지만, 감염률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보다 최적화된 '더 좋은' 백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모더나는 전세계에서 대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오미크론 전용 백신과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 양쪽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각각 개발 중이다. 둘 다 올해 상반기에 임상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버튼 CMO와의 일문일답.
--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지난해 11월 오미크론이 등장한 이후 바로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이르면 3월, 올해 봄 안에 관련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개발 중이다. 관련 데이터는 초여름께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을 별도로 만든다는 건 기존 백신은 효과가 없다는 뜻인가.
▲ 현재 모더나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기존 백신을 저용량(50㎍)으로 투여하는 3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얻은 데이터를 보면 이것만으로도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 사망 등 중증화율을 크게 낮추는 등 충분한 효과가 있다.
-- 그렇다면 추가로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는 뭔가.
▲ 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면 약해질 수 있으므로 또다시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 올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서 오미크론 전용, 그리고 오미크론과 델타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야만 한다. 감염을 막아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더 좋은 백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올해 말에 부스터샷, 그렇다면 4차 접종을 해야 하나.
▲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점차 예방 효과가 약해진다. 전 세계 많은 분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2월에 부스터샷을 맞았으므로 이번 겨울과 남은 봄, 여름까지 6개월 정도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8월, 9월, 10월이 지나면 다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돌아올 텐데 이때 백신 접종 효과는 크게 떨어져 있을 것이다. 결국 2022년으로 2023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또다시 추가적인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본다.
-- 그렇다면 올해 말에도 모두가 추가접종을 해야 하나.
▲ 지금 50세 이상의 고령, 면역 저하자 등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으므로 백신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 데이터를 보면 고령자 대비 어린이의 코로나19 감염과 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게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 어린이들도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다.
-- 접종이 잦아지다 보니 '접종 간격'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 이제 정부와 보건당국 등에서 부스터샷을 맞고 그다음 접종까지 필요한 최소 시간이 얼마인지를 검토할 필요는 있다. 단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접종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를 6개월 정도 누릴 수 있고, 그 후 추가 접종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6개월 정도는 합리적인 간격이 아닐까 싶다.
-- 코로나19 유행의 종식이라는 건 없는 것인가.
▲ 우리가 지난해 11월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했는데 요즘에는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BA.2 계통의 변이가 기승을 또 부리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는 바이러스다. 올해 봄에는 확진자 수가 조금 줄면서 일종의 안정기를 거치게 되겠지만 완전한 퇴치 없이 결국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 그럼 백신을 계속 접종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 이제 전 세계는 코로나19도 마치 독감처럼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상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예방 효과를 위해 매년 한 번씩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독감처럼 예방해야 한다는 건 사실상 '엔데믹'으로 가는 걸로 봐야 하나.
▲ 코로나19 엔데믹 단계라는 건 질병은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질병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때가 됐을 때다. 우리는 그렇게 천천히, 결국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함께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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