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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냐, 오미크론·경기냐'…24일 한은 금통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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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냐, 오미크론·경기냐'…24일 한은 금통위의 선택은
기준금리 동결 관측 우세 속 인상도 배제 못해…3차례 연속 올리면 사상 처음
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3% 안팎으로 대폭 올릴 듯…3%대 예측하면 약 10년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경제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연일 사상 최대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는 코로나19 상황,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이달에는 일단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우세한 상태다.
하지만 4개월 연속 3%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임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다시 0.25%포인트(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한은은 최근 거센 물가 상승세를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작년 11월 발표)에서 3% 안팎까지 큰 폭으로 올려잡을 전망이다.

◇ 동결론 "오미크론, 경기·금리 불안, 대선 등 고려할 것"·
금통위는 이미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여 만의 일이다.
지금까지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적은 없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인상이 결정되면 그만큼 이례적일 뿐 아니라, 한은이 그동안 강조해온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은 최근 이미 많이 오른 시장금리를 더 자극하고, 대출이자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가계나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키울 우려가 있다. 가뜩이나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불안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미국 물가 급등에 따른 연준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는 각 7년 5개월,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1회 인상 폭인 0.2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천억원 정도 불어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가) 작년 8월과 11월, 올해 1월 이미 기준금리를 올렸고 대선도 앞두고 있어 다시 인상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동결을 점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도 동결을 예상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리스크(위험)는 있지만, 기존 인상을 통해 한은이 물가와 관련해 선제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8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을 일단 점검한 뒤 추가 인상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견해도 많았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과 최근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크다"며 "1월 금통위 직후 이주열 총재도 세 차례(작년 8·11월, 올해 1월) 금리 인상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봐야 하고, 연준이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실제로 얼마나 기준금리를 올릴지 등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대선이 끝나고 새 한은 총재가 주재할 4월 또는 5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 인상론 "4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에 대응해야"
오는 24일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쪽은 무엇보다 최근 물가 급등세를 가장 강력한 근거로 들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에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까지 넉 달째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인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뚜렷한 개선이 없는 데다, 최근 국제 유가까지 크게 올라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물가 관리'가 제1 목표인 한은으로서는 부담스럽더라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 견해로는 유동성 확대 속에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 주체들에 계속 (유동성 축소·물가 관리)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상과 동결 어느 쪽으로 결정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시점이지만, 동결이 소수 의견으로 나오는 인상을 예상한다"며 "국내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나타나고,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고 통화 긴축 전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과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을 전망하면서도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10년만에 3%대 물가 상승률 전망 내놓을지 주목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4일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 안팎까지 크게 올려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작년 물가 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은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그렇다면 2% 중후반이 된다. 그렇게 큰 폭으로 (2월에) 조정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도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석유류 등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품목으로 퍼지고 있어 올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교수는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풀린다고 해도 영향이 나타나려면 몇 개월 걸리고, 보복 소비도 있는 만큼 올해 물가 상승률을 2%대에서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3%대로 보는데, 보수적인 한은은 2%대 중후반 정도까지 올려잡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불안한 원유 가격과 외식비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대 후반∼3%대 초반 사이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윤여삼, 이미선 연구원은 한은의 수정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각 3.0%, 2.8%로 제시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올해 물가 상승 압력이 지난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년 물가 상승률(2.5%)을 고려할 때 한은이 2%대 중후반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 3.2%(2012년 상승률 전망치)가 마지막이다. 따라서 거의 10년 만에 3%대 상승률 전망치가 다시 발표될지 주목된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한은이 기존 전망(3.0%)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과 오미크론 확산, 유가 급등 등을 반영해 0.1∼0.2%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라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섰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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