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폴 적색수배 100인 공개명단 사라져…전략 바꾼 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를 통해 공개해온 적색수배 100인 명단이 사라졌으며, 이는 중국의 전략 변화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의 '지명수배 100인 명단'이 사라진 것은 중국이 수배를 철회한 것일 수 있지만, 중국이 글로벌 추적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가면서 인터폴에 명단을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어 "100명 중 약 40명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톈왕'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배자들을 교란해 체포를 더 쉽게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중국은 2015년 3월 해외 도피 부패 사범을 송환하는 '톈왕'(天網·skynet)을 개시했다.
이후 매년 '톈왕'을 통해 수백 명을 검거하고 불법 자금을 환수했다는 실적 발표를 해왔다.
중국의 수배자들을 지원해 온 캐나다 인권 변호사 데이비드 마타스는 "지명수배 명단이 왜 사라졌을까? 아마도 중국 당국은 용의자들에게 문제가 사라졌다는 환상을 심어주면 더 쉽게 그들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의 적색수배는 반체제 인사와 다른 정치적 대상을 겨냥해 남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중국 당국은 과거에는 적색수배를 이용해 수사를 공식화했지만, 해외로 도피한 용의자를 실제 체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명수배 100인 명단'에 든 용의자 중 26명이 캐나다로 도피했는데, 중국과 캐나다 간 범죄인 인도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탓에 그들 중 누구도 캐나다에서 체포되거나 송환되지 않았다.
신문은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공개 명단에 오른 7천440명의 용의자 중 중국이 찾는 이는 30명에 불과하며 모두 부패 혐의와는 관련 없는 자들"이라며 "중국 당국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리는 대신 용의자의 중국 내 가족을 압박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등 주목을 덜 받는 전술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중국 최고검찰원이 지난해 12월 '지명수배 100인 명단'에 든 일부 용의자를 언급하며 해외 도피자의 자산 압류에 관한 첫 번째 지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마타스 변호사는 "중국의 법체계는 정치에 오염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적색수배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인터폴에 중국이 내린 적색수배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폴은 현재 6만9천500건의 적색수배가 유효하다면서도 해당국의 요청에 따라 그중 11%만이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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