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시위 못막은 캐나다 수도 경찰청장 경질…국경 시위 진정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를 막지 못한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경찰 수장이 옷을 벗었다.
피터 슬롤리 오타와 경찰청장은 15일(현지시간) 트럭 시위에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거센 비판 속에 사임을 결정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슬롤리 청장은 오타와를 2주 넘게 마비시킨 이번 시위 사태로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라고 AP는 분석했다.
다이앤 딘스 오타와 경찰서비스위원장은 슬로리 청장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다른 오타와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번 혼돈이 지속되는 것을 불신 속에 지켜봤다"고 말했다.
불명예 퇴진하는 슬로리 청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전례없고 예상할 수 없었던 위기"라며 도시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항변했다.
슬롤리 청장의 사임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긴급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의회 승인을 거쳐 긴급조치가 시행되면 트럭 시위대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테러자금 감독기구를 통해 통제할 수 있고, 캐나다 은행들이 시위대 지원에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동결할 수 있다.
이날까지도 오타와에서는 시위 차량 360여 대가 국회의사당과 총리실 등이 위치한 도심 일대를 막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위에 참가 중인 트럭기사 에릭 뮬러는 AP에 "긴급조치는 미친 짓"이라면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타와 경찰 대신 캐나다 연방경찰과 온타리오주 경찰이 시위 대응을 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과의 교역로 곳곳을 막았던 국경 트럭 시위는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온타리오주 윈저의 앰버서더 다리를 막았던 시위대가 지난 13일 강제 해산된 데 이어 앨버타주 쿠츠 등 2곳의 국경 시위가 이날 추가로 막을 내렸다. 쿠츠 시위대는 경찰에 무기를 압수당한 뒤 자진 해산했다.
이로써 미 접경 지역의 트럭 시위는 매니토바주 1곳만 남게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캐나다 연방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제 여행객들의 입국시 검사 의무 등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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