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웹 망원경 관측 시간 따내기
첫해 일반 관측 266개 프로그램에 6천시간 배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를 가장 멀리,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역대 최강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성공적으로 배치되면서 올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과학 관측 시간 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100억달러(12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을 투입했지만 미국 천문학자들이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영감을 가진 과학자들이 참여해 '인류의 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나름 공정한 방식으로 관측 시간을 배정해 놓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웹 망원경 관측 시간은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로부터 관측 제안서를 받아 시간을 배정하는 일반 관측과 웹 망원경 준비와 발사에 도움을 준 국가와 기관, 과학자 등에게 일정한 시간을 보장한 기여 관측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발사 첫해인 올해에는 웹 망원경 성능을 입증하고 과학계 전체가 이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초기 자료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목적으로 13개 특별 프로그램에 관측 시간을 배정하지만 몇 개월에 걸쳐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웹 망원경에 근적외선분광기(NIRSpec)와 아리안 로켓을 제공해 최대 기여 기관으로 꼽히는 유럽우주국(ESA)에는 총 관측 시간의 15% 이상이 보장됐으며, 근적외선이미저 등을 제공한 캐나다우주국(CSA)에는 일반 관측 시간의 약 5%를 할당했다.
이런 기여 관측도 초기 몇 년간만 진행되고 이후에는 일반 관측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첫해 일반 관측(Cycle 1 Go)에는 총 266개 프로그램에 약 6천시간이 배정됐다.
각국의 과학자들로부터 총 1천173건 약 2만4천500시간의 제안서를 받아 익명으로 심사를 진행해 선정했다. 첫해 일반 관측에는 41개국 과학자 2천20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일반 관측은 절반 이상이 25시간 미만 단기 프로그램이며 75시간 이상 장기 관측 프로그램은 16%, 나머지 32%는 25∼75시간짜리 관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웹 망원경 관측 시간 배정을 비롯한 모든 운영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맡아온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가 하고있다.
NASA를 대신해 '천문학 연구 대학연맹'(AURA)이 운영하는 STScI는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 시간 배정에 편견이 개입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이름을 가리고 제안서 내용을 검토한 뒤 자격 여부를 가리는 '이원 익명 동료 평가'(DAPR)를 통해 연구자를 선정해 왔으며, 웹 망원경 관측 시간 배정에서도 이를 적용했다.
미시간대학 천문학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 해왕성 궤도 앞뒤에서 태양을 도는 트로이 행성 관측 제안서를 내 25시간을 배정받은 라리사 마크워트는 스페이스닷컴과의 회견에서 "DAPR이 없었다면 웹 망원경 관측시간을 배정 받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극히 희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모두가 원하는 것이어서 나 같은 대학원생에게 시간을 배정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웹 망원경의 관측 시간은 특정 과학자에게 할당되지만 관측된 자료는 STScI의 미쿨스키 우주망원경 아카이브(MAST)에 저장돼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이곳에는 허블과 케플러, 테스(TESS) 등 주요 우주망원경의 자료도 가장 저장돼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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